OLED 이야기/OLED 이슈들

37. 샤오미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알아보자 - 조금 더 큰 화면을 위한 최후의 수단

남보르 2019. 6. 10.



조금 더 크게...큰 화면을 위한 몸부림

어그제죠? 2019년 6월 6일 샤오미의 왕상(Wang Xiang) 수석 부사장이 새로운 카메라-디스플레이 형태인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nder Display Camera)를 발표했습니다. 만약에 이 기술을 스티브 잡스 형님이 살아계셨을 때 애플에서 발표했다면?? 모르긴 몰라도 온세상이 떠나가라 난리가 났을 기술입니다. 출근길 학교 쉬는시간 온통 이 기술 이야기로 길거리가 가득했을 겁니다.


그러나 기술의 혁신을 웨딩부페의 스테이크만큼 무심하게 바라보는 시대가 오다 보니, '아 또 이런거 나왔구나? 뭐 괜찮네?' 하면서 바라보게 되는 낭만없는 시대에 공돌이들은 풀이 죽어버릴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확실히 지금 같은 시대로 와서는 같은 기술을 내놓아도 이 기술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만들어줄 사람, 놀랍도록 영향력있는 테크크리에이터의 등장이 절실하게 되었다는 것을 느낍니다.


기술은 과학이 만들어가지만 기술은 철학으로 포장이 잘 되어야 합니다.



왕상과 잡스, 잡스가 인류에게 준 무한한 영감을 왕상은 줄 수 없다.

 


서론이 조금 길었네요.


아무튼 왕상 그리고 샤오미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를 발표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가 탄생한 배경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기술은 어떠한 필요성에 의해서 탄생하기 때문에 이 기술이 누군가가 왜 개선하려 했고 결국 탄생할 수 밖에 없었나 알아야겠죠.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는 디스플레이 아래 카메라를 위치시켜서 화면 상에 카메라가 따로 공간을 차지 하지 않게 만들어서 디자인적인 마이너스 요소를 없애버릴 수 있는 심플한 디자인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이름... 참 중국과 우리나라 공돌이들은 왜이리 단순합니까. 디스플레이 아래 있는 카메라(Under Display Camera), 어쩌라는 거죠? 우리는 기술에 대해 환상을 가지길 원합니다. 소개팅 나갈때 '못생기고 돈없는 남자'라는 허울을 다 보여주고 나가는게 얼마나 신비감이 없습니까... 최소한 '잘보면 정우성 닮은거 같긴해 말도 잘하고 ^^;' 이런 기대감은 갖게 해야 환상이 조금이라도 생기는 거 아닌가요?


단순히 '디스플레이 아래 있는 카메라(Under Display Camera)'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잡스라면 분명 'Mirage Display (신기루 디스플레이)' 같은 뭔가 몽환적이고 상상력 자극하는 이름을 붙였을 겁니다. 카메라를 찍을 때는 카메라가 나타났다가 평소에는 없어지는 이런 현상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는 철학을 보여주었을 거에요. 


레티나 디스플레이 처럼 눈으로 구분할 수 없는 픽셀을 가진 디스플레이에 멋드러진 이름을 붙이는 사람이었으니까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Small Fixel Display로 세상에 내놓는 철학없는 회사였다면?? 그냥 아직도 애플은 MP3 팔고있었을 겁니다.


저는 갤럭시S3부터 S9까지 갤럭시만 쓰고 있는 사람이지만 아직 삼성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이런 감성적인 포장에 너무나 약합니다. 


중국과 우리나라는 기술은 기술! 마케팅은 마케팅! 따로 보는 경향이 너무 강합니다. 

이걸 기획할 때부터 잘 포장할 생각을 해야죠.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역사는 곧 베젤과의 전쟁이었다.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는 조금 더 작은 베젤을 얻기 위한 노력의 마지막 도달점입니다. 베젤리스(Bazel-less)의 종착점입니다. 베젤을 조금이라도 줄여서 손에 착 감기는 사이즈에도 최대한 화면을 크게 키우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스마트폰 전면에 있었던 물리키는 화면속으로 사라져버렸고, 카메라도 점차 그랜져의 어디다 둘지 몰라서 일단 붙여놓은 시계처럼 이곳저곳에 붙여보기 시작합니다.


탈모머리(노치)도 만들어 봤다가, 김정은 망원경(홀)도 만들어봤다가 잠수함처럼 카메라를 외부에서 슬라이딩 시키는 방법까지 총동원을 해왔습니다만 결국에 가장 이상적인 것은 결국 카메라를 화면속에 넣어버리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던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 과정으로 보면 마지막 종착점일 수 밖에 없는 궁극의 카메라 배치기술이 완성된겁니다. 



샤오미에서 발표한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디자인 예시


참 깔끔하죠? 그런데 카메라가 언뜻언뜻 보이는 것은 어찌 할 수가 없네요. 특히나 야외에서는 디스플레이 안에 있는 카메라가 잘 보일 겁니다. 보시면 딱 감이 오시겠지만 이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도저히 못쓰겠다.. 아래부터는 언디카)는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이미 삼성과 LG에서 투명 디스플레이 TV를 시제품으로 많이 공개를 했었지만 아직 상용화가 되질 않았는데요.


이는 물론 소비자들의 니즈가 크지 않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TV가 투명하다니 ?? 어따 쓸꺼야? 여러사람이 360도에서 동시에 보려고? 응? 방금 생각했는데 디게 좋은데요? 기차 터미널 같은데서 이렇게 쓰면 되겠네..? 반투명으로 적당히 투과도 조절해서... 아무튼 일반적으로는 집에서든 스마트폰으로든 투명 디스플레이의 활용도는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계륵같은 디스플레이를 이렇게 언디카에 사용하면 딱 알맞는 사용처가 탄생하게 됩니다. 물론 화면 전체가 아닌 카메라 부근에만 사용하겠지요. 그래서 샤오미에서 발표한 언디카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 장점

1. 물리적으로(슬라이딩)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

2. 전면카메라를 굳이 작게 만들 필요가 없다. 센서를 키우고 투명디스플레이 부분을 넓히면 되니까
3. 따라서 큰 CCD 크기로 사진품질을 높일 수 있다.
4. 디자인이 깔끔하다.


짠 !! 여기까지 샤오미의 PPT였습니다. 정말 당연한 이야기들이죠? 그런데 4번을 제외하고는 너무 이상적인 소리입니다. 언디카를 적용한 제품을 내놓지 않고 언론플레이만 하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구조를 보면서 이야기를 풀어가겠습니다. 



일반 스마트폰, 언디카의 카메라 ON,OFF 때의 단면 구조


조금 그림이 난잡하긴 한데... 아무튼 첫번째는 디스플레이 성능과 관련된 설명입니다.


1. 언디카의 디스플레이 성능 

일반 OLED 스마트폰은 전면발광방식(Top-Emission)으로 발광되어 나가는 빛 이외에는 디스플레이 구조상 외부광을 굉장히 많이 흡수합니다. 이는 편광필름과 함께 다양한 광학적인 원리들이 있는데요. 아무튼 복잡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최적화 시켜놓은 구조로 한낮의 내리 쬐는 햇빛아래서도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런데 디스플레이 상의 작은 부위이기는 하지만 카메라 위에 위치한 투명 디스플레이는 이러한 외부광 흡수를 전혀 할 수 없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OLED는 물론이고 TFT, 회로등 모든 것이 최대한 투명해야지만 카메라를 구동시킬때 간섭을 조금 받기 때문에 이런 야외시인성 향상관련 외부광 차단 기술이라던지 전면발광방식을 사용한 발광효율 증폭기술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카메라가 위치한 부분은 다른 부위보다 굉장히 낮은 효율을 갖고 구동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 바로 심각한 번인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죠. 다른 부위들의 소자성능이 100%라면 카메라 부분은 50%도 안될텐데 같은 공장에서 같은 공정으로 만든 제품도 조금씩 번인수준이 다른데 이렇게 처음부터 성능차이가 나는 두 이질적인 소자를 한 디스플레이에서 구현하는 것은 대놓고 발생하는 심각한 번인 때문에 조금만 사용해도 신경이 굉장히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까지 샤오미가 발표한 언디카의 장점 1. 내구성과관련된 이슈에 대한 문제점이었습니다. 물론 샤오미는 물리적인 내구성을 언급했지만 번인 또한 전체적인 디스플레이의 내구성과 관련된다고 생각하기에 거기에 대한 반박이었습니다.


2. 카메라 성능 

외부광은 투과도가 고작 60%대의 반투명 전극들을 지나와야합니다. 심지어 균일한 투과도도 아닙니다. 워낙 미세한 패턴이라 눈에는 잘 안보이지만 회로가 있는 부분 TFT가 있는 부분 OLED 발광하는 부분 전부다 투과도가 다른데 평균적인 투과율이 대략 60%수준입니다. 아무리 잘나와서 70%는 넘지 않을 겁니다.


우리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 찍을때 화면 조금만 뿌옇게 되도 어떻습니까? 엄지손가락으로 네번 문지르고 다시 찍죠? 그래도 손가락에 기름기 조금이라도 있으면 사진 잘 안나옵니다. 그런데 투과도가 60% 수준인 전극&유리를 지나온 외부광을 찍는 카메라가 품질이 좋을 수가 있겠습니까? 절대 그럴리가 없죠. 센서를 아무리 크게 써봤자 뿌옇고 균일하지 못한 이미지를 얻는 것은 피해갈 수가 없습니다.


이 외에도 마이너한 문제점이 산더미 같이 쌓여있습니다. 이걸 전부 해결하고 나오기는 물리적으로 어려울 듯 합니다. 


샤오미에서 시제품이라도 가지고 나왔으면 그래도 쟤들이 뭔가 혁신적인게 진짜 있긴 한가보구나 할텐데... 왕상 부사장의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과 글 몇개로 언론에서 너무 일을 크게 벌인것 같습니다.


물론 저 또한 낚여버린 샘이구요. 그래도 아직 멀어보였던 기술도 개발하다보면 어느새 우리 생활에도 가까이 오는날이 점점 빨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기술도 슬슬 나오려나보구나 하고 넘어가시면 될 듯합니다. 


오늘의 요약

기술 그만 팔고 철학을 팔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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