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이야기/OLED 이슈들

40. OLED 재료는 일본 재료가 얼마나 들어갈까?

남보르 2019. 7. 12.

 

 

과연 OLED 유기재료는 일본에게 자유로울까?

일본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제재 문제로 산업전반의 일본의존도에 대해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시간에는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주력 디스플레이산업인 OLED 산업 중 발광에 핵심 역할을 하는 유기재료들의 일본의존도는 얼마나 될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OLED의 구조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양극(+극)과 음극(-극) 두 전극 사이에 다양한 유기재료들이 들어갑니다. 분업화라 할까요? 전자를 잘 주입하는 녀석, 전자를 잘 나르는 녀석, 빨간색 발광을 하는 녀석, 녹색 발광을 하는 녀석 등 최적의 발광효율을 내기 위해 여러 기능층들을 겹겹이 쌓아올려서 OLED를 만들어 갑니다.

 

마치 샌드위치처럼 말이죠. 샌드위치 모양을 잡아주는 빵과 신선함을 맡고 있는 상추, 맛을 담당하는 패티, 샌드위치의 특징을 가려줄 소스 등 이들의 콤비네이션이 샌드위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과 OLED의 유기물 적층은 매우 유사합니다.

 

 

OLED의 단면, OLED는 대략 이런 구조!

 

위 그림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HIL, HTL 등 위 그림에서만 7개의 재료가 들어가는데 그냥 큰 범위로 3파트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로 정공관련층, 발광층, 전자관련층 이렇게 말이죠.

 

그래도 조금 자세히 아시고 싶으신 분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 바랍니다.

[OLED 이야기/OLED 알아봅시다] - 8. OLED의 구조 (1) - 다층구조

 

요약하자면 각 유기층들은 아래와 같은 기능을 합니다.

OLED 기능층 정리

HIL - Hole Injection Layer 정공주입을 해서

HTL - Hole Transfer Layer 정공의 이동을 돕고

EBL - Electron Block Layer EML을 통과하는 전자를 막자

EML - Emission Layer       전자와 정공이 만나서 빛을 낸다.

ETL - Electron Transfer Layer 전자가 지나가게 돕자

EIL - Electron Injection Layer 전자가 주입되게 돕자

 

그리고 OLED는 3원색을 이용해서 발광을 하니 빨간색, 녹색, 청색(RGB) 발광층이 필요하니 생각보다 많은 재료들이 필요하게 됩니다. 갤럭시 시리즈에 들어가는 유기재료의 개수는 RGB 모두 포함해서 대략 16가지에 이릅니다. 이들 재료는 OLED TV나 스마트폰을 만드는데 비용적으로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LCD, OLED의 원가 비중

 

OLED TV 패널은 유기물 재료가 원가의 50%이상이 들어가고, 스마트폰용 패널에는 유기물의 비중이 조금 적긴 하지만 그래도 20%대의 높은 비중을 차지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비용으로도 비중이 높고 재료개수마저 다양하다보니까 재료업체도 상당히 많은 업체들이 연구개발과 생산, 납품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에 각 기능층을 납품하는 업체들에 대해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빨간색으로 강조되어 있는 회사들이 바로 일본업체들입니다.

 

OLED 재료 공급망(출처 : IHS)

 

위 표를 보면 삼성 디스플레이는 각 재료마다 다양한 회사의 제품들을 고루 적용하여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만 LG 디스플레이는 1개 내지 2개 회사의 제품을 사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데미츠 코산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이데미츠 코산이 일본기업이라는 것을 볼 때 유기재료로도 충분히 무기화가 가능함을 볼 수 있습니다.

 

'국내 유기재료 회사도 많네 다 우리나라 회사로 교체하면 되겠네'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만약 우리나라가 특허권을 다 무시하고 중국과 같이 배짱 장사를 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유기재료를 공급하는 회사는 각 각 자신들이 잘하는 재료가 특화되어 있습니다. 신규회사가 들어가거나 다른 회사로 교체되는 것이 매우 힘든데 그 이유에 대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정공수송층을 제작하는 두산은 분명 정공수송층 관련해서는 특허를 많이 확보해놓았을 겁니다. 그렇다면 신규재료를 만드는데 있어서도 자사의 특허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이 더 쉬워집니다. 그러다가 이제 전자수송층 재료를 개발하려고 봤더니 LG화학에서 잡아놓은 특허들 때문에 이 특허들을 피해가면서 연구하기는 너무 어려워 집니다.

 

이런식으로 각자의 영역에 맞게 특허권을 확보해 놓고 기술적 노하우들을 쌓아왔기 때문에 다른 재료 영역으로 침범하기도 어렵거니와 신규로 다른 회사들이 들어오기는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분야들이 굳어지고 꾸준히 납품을 해오는 것입니다.

 

위 표에서 이번 주제로 보아야 할 것은 바로 이데미츠 코산의 존재입니다. 이데미츠 코산은 LG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재료를 납품하고 있고, 삼성에는 청색 발광층 재료를 전담하고 있다가 이번에 JNC라는 신생 회사에 많은 부분을 빼앗기고 있지만 어쨌든간에 두 회사 모두 일본 회사입니다.

 

다른 재료들은 충분히 국내 업체들 재료로도 교체가 가능하고, 국내 업체에서 안되면 다우케미칼이나 머크 등 미국, 독일 회사들 재료도 이미 상당히 안정적인 재료를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청색은 유독 일본의 영향력이 강한데 이 청색 발광층 재료를 담당하는 것이 거의 일본회사들이라는 것이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청색재료는 번인해결에 필수적인 재료

청색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번인(Burn-in)현상 때문입니다. 번인은 발광층을 이루는 세가지 삼원색 적색, 녹색, 청색 중 유독 청색의 수명이 짧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OLED 이야기/OLED 이슈들] - 2. 아몰레드 번인에 대해 알아보자!! (1) - 정의

[OLED 이야기/OLED 이슈들] - 3. 아몰레드 번인에 대해 알아보자!! (2) - 현상

 

 

적색, 청색 소자수명 비교와 이로 인한 번인현상

 

 

위 그래프는 적색과 청색 소자의 시간에 따른 휘도(밝기) 변화를 보여주는데 청색은 1000니트, 적색은 5000니트의 5배의 밝기 차이로 구동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적색은 초기 휘도와 거의 변화가 없는데 반하여 청색은 매 시간마다 큰 폭으로 휘도가 줄어듦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OLED 소자를 사용할 수록 색마다 휘도 감소폭이 다르기 때문에 화면이 얼룩덜룩해지는 OLED의 악명의 대명사 번인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래서 최대한 수명이 좋은 청색 재료를 사용해야 이러한 번인을 줄일 수 있는데 이 청색발광재료 기술에서 가장 독보적인 기업이 바로 이데미츠 코산입니다. 이 거대한 벽같던 회사가 최근 일본 간세이 대학교수인 하타케야마 교수가 창립한 JNC라는 신생회사에 삼성납품을 밀려버린 사건이 발생합니다.

 

붕소를 이용한 완전히 새로운 타입의 청색 발광재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는데요. 뭐 어쨋든 간에 우리나라 회사가 아닌 일본 회사이니 이 둘끼리 청색발광재료를 가지고 지지고 볶고 싸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만약에 아주 만약에 일본 아베총리가 규제품목을 더 늘려 이 청색발광재료가 제재 품목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발광재료는 불화수소나 같은 것들 처럼 없으면 공장이 정지되고 이런 상황은 발생하지 않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청색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OLED 패널 성능 수준이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짧은 시간내 심한 번인 발생, 색밸런스 이상, 눈에 유해한 청색광 과다 발생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청색 재료를 우리나라 회사재료로 바꿀 수 있을까??

OLED의 적색과 녹색은 청색에 비해 월등히 성능이 좋다보니까 이들 녹색과 적색의 성능은 조금 떨어지는 재료를 써도 무방합니다. 왜냐하면 청색이 너무 떨어지니까 나머지 두 색상들의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그런데 하필!! 가장 중요한 청색발광재료를 일본이 꽉잡고 있다는게 '얘네들은 정말 전략적으로도 잘 하는구나' 라는 짧은 탄식이 터져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 청색 발광재료를 연구하는 회사는 MS(Material Science, 머티리얼 사이언스)가 유일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에 JNC에서 너무나 좋은 성능을 보이는 재료를 선보이다 보니 MS 재료가 채택될 일은 거의 희박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업체들은 대부분 높은 기술수준을 요구하는 발광층 재료들은 거의 연구자체를 하지 않는데 유일하게 두산에서 청색을 제외한 다른 색상들의 호스트재료를 연구, 납품하고 있습니다. 또 이마저도 가장 핵심이 되는 녹색, 적색 인광도판트는 모두 미국기업인 UDC에서 완전독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발광재료의 수준은 매우 낮은 상태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가 청색재료를 자체 개발하여 납품할 수준의 제품을 만들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JNC 같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들고 나와야지만 비로소 조금 승부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결론

다른재료들은 다 대체 할 수 있다. 

발광층만 제외하고는.... 

그런데 발광층 재료는 미국의 UDC가 꽉잡고 있고, 

가장 중요한 청색은 일본 기업들이 다잡고 있다. 

그러한 이유로 일본 회사들이 갖고 있는 수많은 특허들이 

20년 만기로 소멸되기 전까지는 어느나라의 어느회사건 청색발광재료를 기술로 뚫기는 어려워 보인다.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