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이야기/OLED 이슈들

41. OLED는 원래 금속거울이다 - OLED가 편광판을 쓰는 이유

남보르 2019. 8. 22.



OLED는 사실 글래스와 금속으로 이루어진 거울이다.

오늘은 아무도 관심없지만 아무래도 알면 조금은 신기한 이야기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최근에 들어서 OLED가 조금은 대중화 되어감을 느끼고 이름을 꺼내면 그래도 '아 그거 갤럭시!!?' 혹은 '아는 형네 거실 TV 그거야!'라는 반응은 해주실 정도는 대중들에게 한층 더 다가갔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이미 커뮤니티들에서는 전문가 이상으로 관심과 지식을 뽐내는 수많은 매니아들도 많기도 하고, 이미 OLED 기술 세계 1위인 나라답게 업계에 전문가 숫자 또한 세계 최고일 것입니다. 그래도 막상 오늘 이야기하려는 주제에 대해서 특히 제목만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들이 참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OLED라는 이름을 붙이고 시중에 출시되는 모든 제품들 그러니까 갤럭시 시리즈의 아몰레드, LG OLED TV, 손목 밴드 등 모든 제품들은 화면이 켜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검정색 아니 색이라 표현하기 그렇고 빛이 나지 않는 어두운 상태라는 것을 경험상 알고 계실 겁니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OLED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OLED가 어떠한 원리로 빛을 내는지 조금 이해를 하고 있으신 분들이라 하더라도 왜 OLED의 기본상태가 블랙(Black)인지는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화면을 구동시키지 않을 때에는 검정이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제품을 본적도 없고 그래서는 안되니까 너무나도 익숙하게 검정색인줄로만 아는 겁니다. 그런데 사실 OLED를 이렇게 어둡게 만들기 위해서 상당히 중요한 기술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는 않습니다.


OLED의 구조를 보면 사실 얇은 유리(0.5mm) 위에 극히 얇은(수십nm)의 유기물 그리고 또 얇지만 극히 반사율이 높은 금속막(수백nm)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구조를 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위 그림을 보면 실제 OLED가 이루어져 있는 구조를 볼 수 있는데 얇은 글래스를 오른쪽 처럼 확대해서 보아도 실제 유기물은 너무나 얇게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유기물이 얇게 올라가게 되면 사실상 투명한 상태인데 이 위에 높은 반사율을 가진 금속을 다시 올리기 때문에 사실상 거울 상태라는 겁니다.


실제로 만들어진 OLED 샘플을 보아도 내 얼굴이 훤히 보이는 거울과 같은 상태입니다.


그러면 핸드폰을 볼 때에 불편한 모양을 한 내 얼굴이 항상 보이고 그 위에 화면들이 얹어져서 보여지는 듯한 느낌을 받아야지만 원래 구조상 정상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한낮에 밝은 태양광 밑에서는 OLED가 발광하는 것보다 훨씬 밝은 햇빛만 보이지 상대적으로 낮은 밝기를 갖는 핸드폰 화면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이러한 문제, 즉 외부광 반사문제는 흔히들 알고 있는 무한대라고 알려진 OLED의 명암비(Contrast ratio)를 극히 떨어트리고, 실생활에 전혀 적용할 수 없을 만큼의 불편함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외부광 반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편광판(Polarizing plate)를 사용합니다. 편광에 대해서는 다소 낯선 개념이신 분들이 많을 테니 아래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OLED 이야기/OLED 알아봅시다] - 31. LCD 원리 알아보기 (2) - 편광이란?


따로 읽기 귀찮으신 분들을 위해 굳이 편광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고 이야기를 일단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OLED의 거울화를 막기위한 핵심기술 - 원편광판(Circular Polarizer, 정확히는 위상지연판^^)

앞으로 드릴 이야기들은 이해를 깊게하려면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교양 수준으로 간단히 이해하시려면 어려운 내용은 아니니 그냥 물흐르듯 읽으시면서 '아 그렇구나 무슨 이야기인지는 모르지만 뭔가는 이해했다고 하자'라는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재미 있으실 겁니다.


빛은 여러방향으로 진동하고 있는 전자기파입니다. 전기장 + 자기장으로 이루어진 파동이라서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파동이라함은 원래 매질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빛이라는 파동은 매질이 필요없이 온갖 우주공간을 날아다닙니다.


파도가 물이라는 매질을 통해 전파되고, 소리가 공기라는 매질을 통해 전파되는 것과는 전혀다른 매카니즘으로 나아가는 것이죠. 마치 전기장과 자기장이 또아리를 트는 뱀과같이 서로 부벼가며 나아가는 형상같다고 이야기 하면 비슷할 겁니다.


따라서 서로가 서로의 매질이 되어 나아가는데 여기서 전기장과 자기장은 서로 항상! 직교(90도)를 유지하면서 나아간다는 사실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에 포스팅을 참고해주시면 되고 아무튼 도무지 이해가 안되실 터이니 그림을 하나 제공하겠습니다.


전자기파의 구성과 파동의 차이 *그래프 출처 : 물리의 이해(Http://physica.gsnu.ac.kr)


위 그림을 보시면 조금 이해가 가시리라 저는 그렇게 믿고 진행하겠습니다. 위 그림과 같이 녹색의 전기장과 핑크의 자기장이 서로 절대 만나지 않게 직교를 유지하면서 파동을 만들며 전진해갑니다. 이 파동의 방향을 일정하게 만들어 주면 우리는 그 빛을 편광된 빛(Polarized light)이라고 표현합니다. 


위 그림과 같이 전기장과 자기장이 정확히 x축과 y축으로 직교하며 나아가는 빛을 45도 편광된 빛이라고 표현합니다. 왜냐하면 x축과 y축의 사이각이 45도가 되기 때문입니다. (벡터방향) 이 사실만 정확히 이해하셨다면 아래부터는 그냥 일사천리로 이해가 되실겁니다.


반대로 태양광은 이 전자기파가 무수히 많은 방향으로 진동하고 있는 소위 무편광입니다. 




무편광이 편광판을 통과하면 이제 이 빛은 편광된 빛이 됩니다. 즉, 전기장과 자기장이 특정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파장만 남게 된다는 것이죠. 편광은 소위 각도로 표현합니다. 파장 형태는 삼각함수로 표현이 가능하고 이 삼각함수는 0~360도 까지를 주기적으로 반복하기 때문에 편광은 0~360도까지의 편광상태로 표현 가능합니다.


말로 설명하려니깐 겁나게 어렵지만 아무튼 간에 여러분들이 아시면 될 사항은 만약 45도 편광판이 존재하면 -45도(225도) 편광된 빛은 이 편광판을 통과하지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즉, 90도로 직교되는 편광상태의 빛은 편광판을 통과시키지 못한다.) 이 사실만 알고 있으면 이해고 뭐고 다 해결됩니다. 


여러분들의 뇌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편광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고 본격적으로 OLED의 거울화를 막기위해 왜 편광판을 사용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위 그림에서 1번 상황은 OLED 소자내로 외부광이 들어왔다가 반사가 잘되는 금속 전극인 음극에서 반사되어 그대로 바깥으로 나가는 상황입니다. 외부광이 OLED 소자를 그대로 뚫고 나아가니 당연히 거울처럼 눈코입 비율이 조금 어색한 내얼굴이 그대로 훤히 다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2번상황이 되면 외부광이 두가지 형태의 이름만 다른 편광판을 일단 통과는 하지만 반사되어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90도 편광판에서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OLED를 바라보아도 내 눈코입이 보이지 않아야 하지만 또 자세히 보면 스마트폰 커버 유리에 반사되어서 약간 보여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긴 하지만 1번 상황에 비해서는 압도적으로 어두운 상태를 유지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어떠한 원리로 외부광이 OLED 소자로 들어는 가지만 다시 나오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일까요? 그림도 필요없이 숫자놀음 하나면 이제 이해가 되실 겁니다. 


1. 일단 무편광인 외부광은 가장먼저 90도 편광판을 통과하면서 90도 편광상태로 바뀐다. 

(90도 선편광 상태)


2. 90도 편광된 빛은 45도 위상지연판(Quarter Wave Plate)을 지나며 135도 편광으로 바뀐다. 

(90+45 = 135도 원편광 상태)


3. 135도 편광된 빛은 음극에 반사되어 다시 45도 위상지연판을 만나게 되고 다시 180도 상태가 됨. 

(135+45 = 180도 선편광 상태


4. 180도 편광상태인 빛은 최종적으로 90도 편광판에 닿지만 이 180도 편광은 직교상태인 

90도 편광판을 지나지 못하므로 빛은 제거됨.


즉, 90도 편광판과 45도 위상지연판 두개를 붙이면 OLED에서 반사되어 나가는 외부광을 차단시켜서 블랙상태를 만들 수 있고, 명암비를 극단적으로 키워서 완벽한 블랙을 구현할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야외시인성까지 개선되니 절대로 없어서는 안될 기술인 것이죠.


편광판을 사용한 외부광 제거 기술의 문제점

물론 이 두가지 편광판을 사용한 외부광 제거 기술은 문제가 많습니다. 편광판을 빛이 통과하면 밝기가 50%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수많은 편광상태 중 특정 편광상태의 빛만 추려내니 어쩔 수 없는 특성저하를 가져오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실제 소자는 1000nit의 휘도로 발광하고 있지만 편광판을 지나면 500nit만의 빛을 우리는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휘도 조금 올려볼려고 재료 개선에 이것저것 광학적 기술을 총 동원하는데 편광판 하나 쓰면 50%의 효율저하로 이어지니 어마어마한 손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편광판을 사용하지 않고도 외부광을 없애려는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블랙전극사용, IMML(Inorganic Metal multi-layer) 등의 기술을 활용하려고 하고 있으나 역시나 편광판만큼 공정이 쉽고 확실한 외부광 차단효과를 내주는 기술이 아니어서 제품에는 적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편광판을 사용하지 않고 외부광을 확실히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OLED 소자는 기존의 50% 휘도로도 충분히 구동시킬 수 있으니 번인문제에서도 상당히 자유로워 질 수 있고 효율 또한 두배를 개선할 수 있으니 전력사용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OLED 초창기에는 오히려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였는데 최근에 오히려 이러한 연구방향에 대한 관심이 매우 적어진것 같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어짜피 상향 평준화된 재료, 소자구조 개선은 너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니 성공한다면 획기적으로 특성을 개선할 수 있는 이런 분야의 연구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설마 잘하고 있는것을 혹시.... 나만 모르고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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