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Fluorescence)과 인광(Phosphorescence).
지난번 글에서 우리는 OLED의 주요한 두 발광방식 중 하나인 형광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인광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혹자가 현재의 OLED 기술에 있어서 형광과 인광 두가지 발광현상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 물어본다면, 저는 당연히 인광이 중요하지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앞으로의 OLED 기술은 다시금 형광이 중요해지는 흐름으로 갈 수 있지만 현재 양산되는 제품들에 적용되는 발광방식은 인광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어떠한 장점이 있길래 과거에 형광에서 인광으로 넘어 올 수 밖에 없었는지 왜 다시금 형광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합시다.
인광(Phosphorescence)은 전자가 굉장히 꺼려하는 발광방식.
형광과 인광의 차이를 이전에 7. OLED의 역사 (3) - 인광소자개발 에서 먼저 언급하고 지나왔습니다만 상당히 오래전에 작성했던 글이고 조금은 더 쉽게 설명드리고자 다시 한번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먼저 형광과 인광의 차이는 가장 기본적으로 '분자내에서 들뜬 전자가 어떠한 형태로 유지되고 있는가' 여기가 포인트입니다.

<사진1. 바닥상태와 일중항 그리고 삼중항 상태 모식도>
사진1.을 보시면 바닥상태의 분자는 전자가 모두 HOMO에 알맞게 가득찬 평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들뜬상태에서는 다른 형태의 두가지 방식으로 들뜬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왼쪽 모습이 단일항 혹은 일중항이라 불리는 Singlet, 오른쪽 모습이 삼중항이라 불리는 Triplet입니다.
단일항과 삼중항의 용어의 유래는 스핀다중도(Spin-Multiplicity) 값에서 따온것입니다. 단일항은 스핀양자수의 부호가 다른 전자 두개가 더해져 스핀다중도 값이 1이 되므로 단일항이라 부르고, 삼중항은 스핀다중도 값이 3이 되기 때문에 삼중항이라 부릅니다.
무엇을 단일항과 삼중항이라고 부르는지는 이제 아시겠죠?
그런데 자연상태에서는 단일항과 삼중항의 생성비가 1:3입니다. 이렇게 단일항과 삼중항이 생성되는 비율이 다른 것이 중요한 현상인데요. 사실 그들의 스핀다중도 숫자 만큼의 비율로 생성되는것으로 결과적으로만 이해하면 외우기도 쉽고 세상 편하지만 그래도 왜 단일항과 삼중항의 생성비율이 1:3으로 생성되는지는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리 보아도 스핀방향이 반대인 단일항 상태가 에너지적으로 안정해보여서 생성이 많이 될 것 같은데 반대로 삼중항이 더 많이 생성되는지 의아하니까 말이죠.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건 아니겠죠...?)

<사진2. 단일항과 삼중항 생성 비율 차이 원인>
사진2를 보시면 전자의 스핀방향(업, 다운 스핀)을 예시로 그려놓았습니다. 말그대로 스핀이기 때문에 전자는 실제로 그러는 지는 모르겠지만 팽이가 돌아가듯이 위쪽 방향으로 힘을 받는 형태로 돌아가거나 아랫방향으로 힘을 받는 형태로 돌아가는 형태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이 스핀방향을 배열해보면 결국에는 사진2의 오른쪽처럼 8개의 방향으로 나열해놓을 수가 있는데, 스핀방향을 벡터라고 보면 벡터의 합이 0이 되어서 완전히 반대 스핀방향을 갖는 것은 8개 중에 2개 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일항이 1개 생길 때, 삼중항은 3개씩 생기게 되면서 생성비율이 1:3이 되는 것입니다.
이 것은 형광과 인광재료 모두에서 동일하게 일어납니다. 그래서 많이 생성되는 삼중항이 꼭 발광에 이용되어야만 효율을 올릴 수가 있는데 문제는 삼중항을 통해 생성되는 에너지인 T1 에너지 (First Triplet energy)에서 바닥상태인 S0로 전자가 안정화되는 것이 금지전이(Forbidden transition)이라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들뜬 전자가 다시 안정화 되어 바닥상태로 내려가려면 전자가 같은 방에 들어가야하는데, 이 때 스핀방향이 같은 상태로 들어가려면 파울리의 베타원리를 어기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는 어려운 전이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나 양자세계에서의 분자와 전자의 형용할수 없는 많은 숫자들 앞에 거의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지만 드물게 일어나기는 합니다. 마치 로또복권 당첨이 거의 일어날 수 없는 확률임에도 일주일사이에 팔려나가는 어마어마한 로또복권 숫자앞에서 당첨자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중원자 효과(Heavy-atom effect)를 이용하면 이 불가능에 가까운 삼중항의 바닥상태 전이를 쉽게 유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중원자 효과란 간단히 말해서 원자번호가 큰 한마디로 무거운 금속원소들이 전자의 스핀상태 변화를 유도하는 효과를 말합니다. 이 현상을 간단히 이해하고 넘어가봅시다.

<사진3. 원자의 크기에 따른 자기모멘트 유도>
우리가 지금까지 계속 언급하고 있는 전자의 스핀양자수는 사실 자기모멘트입니다. 전기적 특성을 갖고 있는 물체가 운동하면 자기력이 생기는데 이때 받는 힘을 자기모멘트라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전자는 전자 자체가 전기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입자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따라서 전자가 핵 주위를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핵에 자기모멘트를 생성합니다. 그런데 전자가 핵주위를 돌면서 일으키는 자기모멘트 만큼이 전자가 받는 자기모멘트 크기와 같습니다.
사진3.에서 이러한 현상에 대해 간략히 나타내 보았습니다. 가벼운 원자 주위를 도는 전자는 받는 자기모멘트 크기도 작습니다. 그러나 중원자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만한 큰 원자들은 전자에 상당한 크기의 자기모멘트를 생성하게 됩니다. 그러면 스핀양자수라는 것이 자기모멘트의 방향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중원자 효과에 의해 스핀양자수의 부호가 바뀌기 쉽게 유도할 수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따라서 원자핵이 무거운 충분히 큰 원소인 Ir(이리듐), Pt(백금), Os(오스뮴) 등으로 금속유기화합물을 만들면 이 중원자 효과를 이용하여 금지전이 였던 계간전이를 굉장히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인광도판트 물질의 경우 모든 재료가 Ir, Pt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발광을 유도하기에도 힘든 인광방식을 왜 사용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대답 또한 7. OLED의 역사 (3) - 인광소자개발 에서 언급해 놓은 내용을 참고하시면 되기 때문에 최대한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인광방식을 사용하는 이유는 효율 때문입니다. 전자가 같는 스핀방향에 따라 단일항과 삼중항이 생성되지만 이 생성 비율은 1:3입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단일항만 이용하는 형광의 경우 1/4 그러니깐 25%의 들뜬전자만을 이용할 수 있다는 소리입니다. 나머지 75%는 발광에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인광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이 나머지 75%까지 모두 발광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양자효율이라는 팩터가 100%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되어 OLED의 효율을 극히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도 형광 소자와 인광 소자는 효율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를 보여주기 때문에 값이 비싼 Ir, Pt 등을 이용해서라도 만들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인광을 사용하지 않고도 내부양자효율을 100%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제시 됨으로써 굳이 비싼 인광재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시기가 오고 있습니다. 그 대안이 바로 TADF(Thermal Activated Deleyed Fluorescence)입니다. 이에 대해서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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