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이야기/OLED 알아봅시다

18. 형광과 인광 (1) - 형광편

남보르 2017. 8. 26.

형광(Fluorescence)과 인광(Phosphorescence). 

오늘은 드디어 OLED의 주된 화두인 두 발광방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들이 남았는데 형광과 인광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이야기 진행이 전혀 안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블로그에 OLED에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어서 오시게 된 분들이라면 형광과 인광이 무엇인지 최소한 이름은 들어보셧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혹시나 아예 처음듣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한번 눈높이를 최대한 낮추어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형광과 인광은 빛을 발하는 성격이 다른 두 쌍둥이를 칭합니다. 그러나 이 둘은 매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완전히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이 둘 형광과 인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물체(물질)이 빛을 내는 다양한 방법들.

 

OLED를 이루는 유기물은 지금까지 이야기 해왔던데로 전자와 정공이 만나서 엑시톤을 형성하여 빛을 냅니다.(자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팅들을 확인해주세요.) 이러한 현상을 우리는 전기발광(EL, Electro-luminescence)현상 이라부릅니다. 왜냐하면 OLED 소자에 빛을내려하면 전기에너지를 가해서 들떠있는 상태의 전자를 만들어내고 이 전자를 발광층에서 안정시켜야 이 에너지 만큼 빛을 내게 되는 과정 자체가 전기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EL이라 부릅니다. 그럼 물체가 빛을 내려면 건전지나 돼지코 같은 전기를 사용해야지만 빛을 낼 수 있을까요?? 이 질문자체가 전기만으로 빛을 내는것은 아니라는것이겠죠? 물체가 빛을 내는 현상은 어떤것들이 있는지 살펴봅시다.

 

1. 흑체복사

흑체복사(Blackbody radiation)란 물리를 전공하시거나 관심이 조금 있으신분들은 꼭 들어보셧을 겁니다. 결론적인 현상을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물체가 높은 온도로 올라가게되면 빛을 발하게 됩니다.

무슨 말인가요??? 라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이러한 현상을 본적이 별로 없기 때문이죠. 물을 끓인다고 빛이나오나? 얇은 빨대로 쭉들이마신 그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빛이 나온단 말인가??? ...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높은 온도라 함은 일상상황에서의 온도가 아닌 1000K 그러니까 섭씨 727도씨가 넘는 물체에 대한 내용입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흑체복사라는 용어를 봅시다. 흑체란 빛을 발하지 않는 일반적인 물체를 의미합니다. 복사란 열에너지의 이동방식 중 하나로써 원거리까지 에너지를 내뿜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러니 흑체복사란 빛을내지 않는 물체가 높은 온도로 올라가면 내뿜는 발광 현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근데 뭔 형광 설명한다는 사람이 이런 내용을 왜이렇게 길게 설명해? 라고 하실 수 있는데 흑체복사는 사실 색온도라는 디스플레이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이왕 나온김에 조금 자세히 다루고 넘어가겠습니다.

 

색온도란 이 흑체복사현상에서 비롯된 개념입니다. 특정 흑체가 만약 약 1000K의 온도를 갖는다고 합시다. 그러면 이 물체의 색온도는 당연히 1000K가 되며, 이때 이 흑체가 발하는 색좌표는 약 (0.64, 0.36) 정도의 붉은색을 나타내게 됩니다. 오호라 그럼 태양의 온도인 약 6000K는 어떤색을 나타낼까요?? 아래 색온도 표를 보고 한번 맞춰 봅시다.

 

 

<사진1. 색온도와 CIExy좌표에서의 흑체궤적>

 

사진1.을 보시면 태양의 온도인 6000K에서는 거의 백색에 가까운 색을 보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온도가 더 올라가게되면 청색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차가운 느낌의 색이되고 색온도가 낮아지면 따뜻한 느낌인 적색쪽으로 이동함을 알 수 있죠. 색온도의 개념적인 간단한 설명이었고 추후에 색관련 포스팅을 또 자세히 하게 되면 이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고 이제 본론으로 쭉쭉 넘어가 봅시다.

 

2. 화학발광

화학발광(Chemi-luminescence)은 특정 화학물질들이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남는 여분의 에너지를 발광하는 형태의 발광현상으로 뭐 우리가 다루려는 주제와는 크게 상관없으므로 이런것이 있구나 하고 넘어갑시다.

 

3. 전기발광

OLED에서 사용되는 발광 메카니즘이 바로 이 전기발광(electro-luminescence)입니다. 전기적으로 에너지가 들뜬상태로 주입되는 전자와 안정적인 상태의 정공이 만나서 이 에너지 차이만큼 빛을 내게 되며 이는 OLED에서 가장 중요한 매카니즘 중 하나입니다만 형광과 인광 현상을 설명하는데에는 이보다 아래 언급될 광발광 현상이 훨씬 이해하기 편하므로 광발광 현상으로 형광과 인광현상을 이해하고 다시 전기발광에 적용해보도록 합시다.

 

4. 광발광

빛은 에너지 그 자체 입니다. 빛은 자기장과 전기장이 서로 휘감으며 공간을 나아가는 파동으로 파동이기 때문에 당연히 에너지를 갖게 됩니다. 그럼 빛과 맞닿은 물체를 이루는 분자들은 이 에너지를 받아 분자들의 최외각 전자들이 들뜨게 되고 들뜬전자들은 다시 안정한 상태로 전환되며 광에너지를 다시 발산하게 됩니다. 이를 광에너지에 의한 발광현상 즉, 광발광(Photo-luminescence)라 부릅니다. 이 과정에서도 형광과 인광은 매우 다른 형태를 보여줍니다. 자 아래 그림을 봅시다. 광화학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어그램인 자브론스키 다이어그램(Jabronski's diagram)입니다.

 

<사진2. Jabronski's diagram>

 

사진2.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광발광현상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전이들에 대해 어떠한 과정을 거치며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일반적인 시간, 경로 등을 도식적으로 나타낸 그림입니다. 그럼 사진2.를 조금씩 뜯어보며 설명하겠습니다. 먼저 가장 왼쪽그림은 Absorption 즉, 흡수과정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이름이 광발광이니 당연히 광에너지를 흡수하는 첫번째 과정이 있어야겠지요?? 흡수과정에서 보면 가장 안정한 바닥상태인 S0가 있습니다. S0나 다른 에너지 상태가 모두 0부터 4까지 표현된 이유는 분자는 진동하며 에너지 상태가 변하는데 이 때의 진동 또한 양자화 되어 진동하기 때문에 특정 에너지로 나누어 표현이 됩니다. 그래서 결론은 각 에너지 상태에서의 작은 숫자는 진동에너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바닥상태인 S0가 가장 안정한 상태인건 알겠는데 S1, S2는 뭐냐라고 질문을 하셔야하겠죠? S1에서 S는 단일항상태(singlet state)를 뜯하며 단일항 삼중항은 조금 이따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자가 점유하고 있는 가장 최외각 궤도가 S0이면 S1은 에너지적으로 다음으로 높은 상태인 궤도가 됩니다. 예를 들어 헬륨은 1S 궤도에 두개의 전자가 점유하고 있으며 이 궤도 바로 위 궤도는 2S 궤도입니다. 그러면 여기서 1S궤도가 S0가 되고 2S궤도는 S1이 됩니다. 그래서 헬륨이 들뜬상태가 되면 2S 궤도로 전자 한개가 들뜨게 되고 이것이 에너지를 방출하고 다시 1S궤도의 안정한 상태로 돌아가면 이 현상 자체를 우리는 형광이라 부릅니다.  

 

그러면 이 흡수과정은 안정한 S0궤도에서 더 높은 에너지를 갖는 불안정한 상태의 궤도인 S1으로 에너지를 높여가는 과정이 흡수과정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런데 꼭 S0 > S1으로 에너지가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광에너지가 크면 S2 혹은 S3 그 위의 궤도로도 흡수가 됩니다. 이 흡수과정은 10E-15s 만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무려!!!! 마이너스 십오승 초 입니다. 뭐 상상이 안될만큼 빠른 과정이라는 것만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 다음 과정이 바로 형광(Fluorescence)!! 입니다. 에너지가 흡수되면 S1중에 가장 안정한 상태로 내려옵니다. 이 과정을 진동이완 (vibrational relaxation)이라 부르며 형광 바로 전단계입니다. 그래서 항상 이 진동이완 현상때문에 형광은 무조건 S1의 가장 바닥에서 S0로 에너지가 안정화 됩니다. 이 형광현상은 흡수보다는 느리지만 그래도 무려 10E-9s 입니다. 이 자료에서는 나노초라고 표현되었지만 형광 현상도 피코초(ps, 10E-12s) 정도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말인 즉슨 광에너지가 분자에 흡수되면 동시에 형광현상이 일어난다고 보면됩니다. 다이어그램을 보시면 알겠지만 S1에서는 무조건 가장 바닥에서 시작되지만 S0로는 다양한 진동준위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분자들의 형광 스펙트럼을 보면 1개의 단일 스펙트럼으로 나타나지 않고 넓은 범위로 스펙트럼이 나오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드디어 인광(Phosphorescence)입니다. 다이어그램을 보시면 알겠지만 인광은 T1이라는 에너지 상태에서 S0로 에너지 전이를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T1상태는 삼중항 상태 (Triplet state)를 말하며 T0상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삼중항 상태도 일중항 상태와 마찬가지로 T1, T2, T3 등 다양한 에너지 준위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모두 S0으로 안정되 되겠죠. T1은 독자적인 에너지상태가 아닌 S1으로 흡수된 에너지가 T1으로 계간전이(Intersystem crossing)이라는 현상을 거쳐 T1으로 에너지가 이동되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음 형광과 인광 2편에서 설명을 드리겠지만 계간전이 다음 T1에서 S0로의 에너지 전이는 일반적인 자연계에서는 금지전이현상 입니다. 그래도 워낙 미시적인 상태의 물리적 현상은 금지현상이래도 전자의 관점에서는 10E-3s 즉 1ms정도는 거의 영겁의 시간이나 마찬가지이므로 결국엔 S0로 에너지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것은 물질들 마다 크게 다른 수치이므로 특정 상황에서는 몇초 혹은 분단위로도 이루어질만큼 사실은 일어나서는 안되는 발광 현상이 바로 인광이라는 놈입니다.

 

오늘은 일단 형광과 인광에 대해 대략적으로 살펴보았고 다음 시간에는 단일항 삼중항이 무엇이며 왜 인광이라는 놈이 금지전이현상을 이용한 현상인지 그리고 OLED에서는 이 형광과 인광을 어떻게 사용 중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달만에 드디어 이전 블로그에 있는 글들을 모두 옮겨왔네요.. 참 어찌 이리도 게으를 수 있는지 저 조차도 신기합니다. ㅋㅋ 뭐 물론 블로그 한다고 뭐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약간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다라고나 할까 아무튼 개인 블로그를 꾸준히 유지하시는 분들에게 존경을 건냅니다.

 

2편에서 계속... 렛츠기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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