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DF 좋지만 좋지아니하다...
지난 시간에 우리는 TADF의 기본개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이면에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이번 시간에 다루기로 했습니다. TADF는 처음 개념이 등장한 이래로 OLED의 미래를 밝혀줄 인광을 대체할 강력한 대안 후보였습니다. 그러나 2012년에 개념이 등장한 이래로 수많은 논문들과 특허가 쏟아졌지만 만족할 만한 성능을 보여주는 재료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이처럼 단점이 없을 것 같은 TADF가 왜 상용화라는 문턱앞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일까요. 한번 알아보도록 합시다.
TADF는 아직 치명적인 두가지 단점을 극복하지 못하였다...
TADF(Thermal Activated Delayed Fluorescence)의 개념상 가장 중요한 재료특성이 무엇일까요? 지난 포스팅을 잘 이해하신 분들이라면 단번에 답을 내릴 수 있습니다. 바로 S1과 T1 에너지 차이 즉 ΔEst를 0.5eV이내로 최대한 작게 만드는 것이 핵심 입니다. 일반적으로 상온(Room temperature)이라 부르는 약 25℃는 절대 온도로 298K입니다. 0K에서의 열량 즉, 열적 에너지가 0이라면 298K에는 이미 상당한 에너지가 존재합니다. 전자볼트 단위로 환산하면 대략 0.02eV 정도 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T1에서 S1으로 역계간전이 하기 위해서 ΔEst가 낮아야 유리한 것입니다. 그러면 유기물이 어떠한 조건을 갖추어야 ΔEst가 낮은 특성을 갖게 될까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HOMO와 LUMO의 간섭을 줄이면 됩니다. 도대체 그게 뭔말이야? 라고 되물으실 테지만 저는 철저히 여러분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하는 걸 잊지마셔야 합니다! 자, 다시 자세 잡으시고 따라와 봅시다.
<사진1. C545T와 4CzIPN의 구조와 ΔEst>
자, 여기 두가지의 도판트 물질이 있습니다. 하나는 C545T라 불리는 대표적인 녹색 형광 도판트입니다. Alq3와 함께 상당히 오랬동안 연구용으로 사용되어온 물질입니다. 두번째로는 4CzIPN이라는 가장 대표적인 TADF 도판트입니다. 사실 화학전공이 아닌 사람들의 공통점은 분자 구조가 어떻든 참 꼬부랑꼬부랑한 별 의미 없는 그림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랬습니다. 그러나 그게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부터라도 잘 따라오시면 됩니다.
두 물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같은 녹색 도판트임에도 불구하고 ΔEst의 차이가 어마어마 합니다. C545T 같은 경우에는 무려 1.0eV가 넘어가고 4CzIPN의 경우에는 역계간전이 하기에 충분한 0.117 eV입니다. 그럼 과연 어떤점이 다르길래 이러한 극명한 차이가 벌어지는 것 일까요?
위에서 제가 ΔEst를 낮추기 위해서는 HOMO와 LUMO의 중첩 면적을 줄이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HOMO LUMO는 그냥 숫자 아니야? 그걸 무슨 중첩 면적을 줄여? 라고 질문하실 수도 충분히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HOMO LUMO의 정의를 다시 한번 살펴보셔야 합니다. Highest Occupied Molecular "Orbital", Lowest Unoccupied Molecular "Orbital" 분명히 둘은 전자 오비탈을 뜻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HOMO LUMO 값은 이 오비탈의 에너지 값을 말하는 것이지 실제로는 분자의 전자 분포를 나타내는 궤도의 모양입니다.
그럼 HOMO LUMO 중첩 면적을 알아 보려면 두 물질의 HOMO LUMO를 보면 알 수 있겠죠? 한번 바로 봐보도록 합시다.
<사진2. C545T와 4CzIPN의 HOMO LUMO>
두 물질의 HOMO LUMO 분포를 나타내 보았습니다. 계산 도구는 Gaussian 09W로 B3LYP/6-31G* basis set을 이용하여 계산 했고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ΔEst도 같은 basis set을 이용해 계산한 결과이니 참고 바랍니다. 자 그건 그렇고 그림을 보면 무엇이 다른지 느껴지십니까?? 아!! 이거구나 하시는 분들도 계실테고 아닌 분들도 계실테니 살펴 봅시다.
C545T의 계산결과를 보면 빨간색 영역이 LUMO의 분포이고 초록색이 HOMO의 분포를 나타내는데 이 두 오비탈이 뒤섞여서 분자 전체에 골고루 퍼져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4CzIPN의 경우에는 HOMO와 LUMO의 영역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오비탈의 분포가 이 두 물질의 ΔEst 값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면 HOMO와 LUMO의 중첩 면적이 왜 ΔEst의 차이를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당연히 궁금하실겁니다. 자세히 설명하면 끝도 없는 문제지만 간단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분자는 항상 똑같은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분자를 이루고 있는 원자들의 거리 각도 등은 1초에도 수없이 많이 모양을 바꾸며 진동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의 구조 즉, 지오메트리는 바닥상태에서의 지오메트리입니다. 들뜬상태가 되면 지오메트리가 변합니다. 물론 두가지 들뜬상태 즉 S1과 T1상태의 지오메트리도 각 각 다릅니다.
그런데 C545T와 같이 HOMO LUMO 오비탈이 많이 겹쳐 있으면 S1에서의 지오메트리와 T1에서의 지오메트리가 각기 다른데 결국 오비탈끼리 겹치는 정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S1일때와 T1일때의 HOMO LUMO 상태 차이가 크기 때문에 결국 ΔEst가 커지게 됩니다. 반면에 처음부터 이 HOMO와 LUMO가 많이 겹치지 않는 4CzIPN의 경우에는 지오메트리가 어떻게 변하건 간에 S1과 T1에너지가 크게 차이가 없게 되어 ΔEst가 결과적으로 작게 유지되는 것 입니다.
이제 ΔEst를 작게 유지 하는 법도 알았는데 아니, 처음에 말하려던 TADF의 치명적인 두가지 단점은 대체 언제 설명하는 거야 라고 물으신다면 다음시간에 이어진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ㅋㅋ 죄송합니다. 분량조절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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