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이야기/OLED 알아봅시다

23. Hyper Fluorescence - 차세대 OLED 기술

남보르 2018. 4. 17.

Hyper Fluorescence 진정 OLED 끝판왕이 될 수 있을까?

TADF가 제 3세대 OLED 후보라고 불리울 때 조용히 등장한 Hyper Fluorescence(이하 HF) 불리우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지난번 시간까지 TADF[각주:1]에 대해 다루면서 TADF가 가지는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다루었고, TADF가 왜 진정한 3세대 OLED가 될 수 없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HF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각보다 빠른시간에 등장했습니다. 왜냐하면 TADF가 해결해야만 하는 부분들을 HF가 속시원히 해결해 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HF가 빠르게 등장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왜 HF가 진정한 OLED 끝판왕 후보라 불리우는 이유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합시다.


Hyper Fluorescence는 사실 TADF와 형제지간이다!

TADF(Thermal Activated Delayed Fluorescence)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작은 단일항과 삼중항의 작은 갭차이, 즉 작은 ΔEst를 이용한 역계간전이(RISC, Reverse Internal System Crossing)입니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TADF라는 이름답게 상온에 존재하는 열적에너지를 바탕으로 삼중항 여기자들을 단일항 여기자로 변형시켜서 발광에 사용하지 못하고 사라질 운명이었던 삼중항에너지들을 단일항 발광으로 바꾸어 형광형태로 발광시켜 내부양자효율(Internal Quantum Efficiency)을 인광과 마찬가지로 100%에 근접하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그러면 TADF가 처음 등장하였을때 연구진들이 의도한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요? 잘 아시겠지만 내부양자효율의 100% 달성이 목표였습니다. 기존의 1세대 OLED라 불리는 형광이 내부양자효율이 25%에 불과 하였기 때문에 등장한 2세대 인광 OLED에서 내부양자효율을 100% 달성은 하였습니다. 그러나 인광은 귀금속으로도 사용되는 백금(Pt)이나 희귀 금속인 이리듐(Ir)이 사용되어야 하는 비싼 분자 구조를 갖고 있으므로 연구진들은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초로 규슈대학의 Adachi교수팀은 TADF는 백금이나 이리듐을 사용하지 않고 내부양자효율을 100%로 올리기 위해 유기물질의 단일항과 삼중항 에너지 갭을 주목하였고, 특정한 조건에서 이 두 에너지의 갭차이가 작은 분자구조들의 특징을 찾아내어 재료를 개발하고 실제 소자특성을 보고 실제로 ΔEst가 작으면 내부양자효율이 크게 올라간다는 것을 알아내었습니다. 


그런데 ΔEst를 작게하려다 보니 HOMO와 LUMO의 중첩정도를 낮추어야 했고, 이 조건을 달성하려면 분자구조가 전자주개(Donor)와 전자받개(Acceptor)가 분리된 구조를 가져야 했습니다. 분명 초기 연구진들도 이 조건을 만족시키기는 크게 어렵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이 HOMO와 LUMO의 낮은 중첩도와 전자주개와 전자받개의 분리된 구조는 들뜬상태와 바닥상태간의 큰 분자구조 뒤틀림 현상을 만들어 냈고, 이 때문에 낮은 색순도와 낮은 수명의 굴레에서 좀 처럼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사진1. 형광, 인광, TADF와 Hyper Fluorescence의 에너지 전이 루트 요약>


사진1의 왼쪽은 기존에 알려진 형광, 인광 그리고 TADF의 에너지 전달 루트에 대해 요약된 그림입니다. 그리고 사진1의 오른쪽 그림이 HF의 에너지 전이 루트입니다. 무엇이 다른지 한번에 아시겠습니까? 형광과 인광은 잘아실테고 TADF는 삼중항 에너지인 T1에서 S1으로 역계간전이 되어 TADF가 성립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1의 오른쪽 그림의  HF를 보면 Exciton collect(TADF)라고 표시된 것이 보입니다. 기본적으로 여기자 발생비율은 단일항과 삼중항이 1:3이기 때문에 장모님이 와서 때려죽여도 내부양자효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삼중항 여기자를 단일항 여기자로 역계간전이 시켜야 합니다. TADF 개념이 빠질 수가 없는 이유가 여기서 나옵니다. 그림에서 보는바와 같이 HF도 TADF를 고스란히 이용합니다. 그리고는 역계간전이 되어 꾹꾹 담아진 단일항 엑시톤들을 형광 도판트를 이용하여 "형광발광 시켜버립니다." 이 부분이 오늘의 핵심이자 HF의 모든것입니다!


"뭐야 이게.. TADF랑 뭐가 다른거야 똑같자나"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한번 TADF의 약점으로 지목되었던 것들을 한번 다시 상기해보고 HF와 TADF가 다른 이 한가지 특징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한번 봅시다. TADF는 HOMO와 LUMO를 분리시킨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맞죠? 그럼 HOMO와 LUMO 오비탈들이 분리되면 최대 문제점은 진동자 강도(Oscillator strength)가 작다는 겁니다. 


생각해봅시다. HOMO를 위치상 부산, LUMO를 서울이라고 가정해봅시다. 부산에 살던 김전자(전자)씨는 지난 월요일 회사로 부터 100만원을 줄테니 서울에 갔다오라고 명령을 받습니다. 오 갔다오기만 하면 100만원을 준다니 신나는 마음에 김전자씨는 부산에서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김전자씨는 굉장히 화가 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후임이었던 박전자(전자)씨도 100만원을 똑같이 받았지만 박전자씨는 부산에서 울산까지 갔다오면 1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전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HOMO와 LUMO는 들뜬상태와 바닥상태를 오가기 때문에 오비탈이 겹쳐지면 겹쳐질 수록 즉, 비슷할 수록 진동자 강도가 강해지고 PLQY(Photo-Luminescence Quantum Yield)가 높아지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발광이 굉장히 잘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TADF 조건을 만드려다 보니 HOMO LUMO를 띄어놓아야 하니 이 진동자 강도는 약해지면서 발광이 약해지는 겁니다.


게다가 분자 구조가 사실상 발광을 위한 구조가 아니다 보니 단일항 여기자가 잔뜩 만들어져도 바닥상태로 재결합시키지 못하고 어영부영하다가 사라지는 여기자들이 넘쳐나게 됩니다. 그래서 수명도 약해지고, Roll-off(고휘도에서 효율이 떨어지는 현상)도 심하고 뭔가 부실한 존재가 탄생해버린것입니다.


그래서 TADF를 도와줄 동생이 필요해집니다. 잔뜩 쌓아놓은 단일항 여기자만 빨리빨리 발광시켜준다면 TADF의 고질병들이 한번에 사라지게 될 테니 말입니다. 그래서 HF는 발광층에 세가지 재료가 동시증착(Co-doping)됩니다. 호스트, TADF 도판트(TADF Assistant dopant), 형광 도판트 이 세가지가 적절한 비율로 증착되면 호스트는 전자와 정공들을 한곳에 모아주고, TADF 도판트는 여기자를 단일항 여기자를 신나게 만들어대고, 형광 도판트가 전문적으로 발광을 하는 삼위일체 공동체가 탄생합니다.


이렇게 되면 TADF의 아래와 같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1. 발광스펙트럼의 넓은 반치폭(FWHM) : 최종 발광은 형광 도판트가 하므로 반치폭이 좁아진다.

2. 심한 Roll-off : 높은 휘도 부분에서 효율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이 현상은 형광 도판트의 빠른 단일항 여기자 처리 능력으로 상당부분 상쇄된다.

3. 낮은 수명(Lifetime) : 단일항 여기자에서 삼중항 여기자로 다시 거꾸로 .. 발광하기 전까지 계속 반복해서 수명을 깎아먹었지만 삼중항 여기자에서 단일항 여기자로 바꾸는 대로 여기자들이 사라지기 때문에 OLED 소자 전체의 안정성도 크게 향상되어 수명이 길어진다.


위에서 정리한대로 HF는 내부양자효율도 100%에 색순도, 수명 모두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OLED의 끝판왕 후보에 등극하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 OLED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인광 도판트 재료 개발에 모든 산업들이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좋은 형광 도판트의 개발이 굉장히 뒤쳐졌습니다. 그래서 개념은 분명 좋지만 상업화로 이루어질 만큼 좋은 형광 도판트의 재료개발 및 HF용 호스트, TADF 도판트, 형광도판트의 조합에 대한 연구가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습니다.




  1. 20. TADF - OLED의 미래가 될것인가 (1) - 기본편 [본문으로]

댓글

💲 추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