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이야기/OLED 알아봅시다

20. TADF - OLED의 미래가 될것인가 (1) - 기본편

남보르 2018. 3. 18.

제 3세대 OLED의 주인공 TADF의 미래에 대해 알아보자.

 

지난 시간까지 형광과 인광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발광방식에 있어 OLED의 1세대라 하면 역시나 형광방식 이었고, 2세대는 인광이 대세로 자리잡아 지금의 OLED의 전성기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인광이 몇몇부분에서 단점을 가지고 있는 방식이기 때문에 아직도 개선해야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제 3세대 OLED TADF에 대해 오늘 제대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아껴쓰기의 대명사 TADF!!

 

OLED 엔지니어들은 과연 OLED의 어떤면을 개선하고 싶어할까요. 단연코 수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OLED 업계에서 현직으로 일하고 있는 필자의 경우 아직까지도 번인으로 욕을 먹고 있는 OLED 소자의 모자란 수명을 가장 개선시키고 싶은 문제로 꼽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엔지니어들의 관점이고,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어떠한 면을 가장 개선하고 싶어할까요? 사실상 번인이 있기는 하지만 초창기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화질이나 다른면에서는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러한 면에서 경영자들의 입장에서는 생산비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일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OLED는 청색을 제외하고는 인광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말은 비싼 이리듐 화합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번 시간에도 다루었지만 인광을 사용하려면 중원자효과를 이용하기 위해 원자번호가 큰 금속 화합물의 적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광을 사용하지 않고 형광을 사용하기에는 효율이 너무나 떨어지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인광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효율이 높으면서도 금속화합물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 유기물로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재료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인 것입니다.

 

그의 대안으로 TADF라는 기술이 탄생하게 됩니다. 2012년에 일본의 유명한 아다치교수팀은 TADF라는 지금까지는 듣지 못했던 기술을 네이쳐에 발표합니다. 순수유기재료를 가지고 인광에 전혀 뒤지지 않는 효율을 보이는 혁신적인 개념을 선보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TADF라는 개념은 유기재료에서 발표되고 있었지만 이 개념을 OLED에 접목하여 실제 발광소자까지 제작하여 특성을 발표한것은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럼 TADF(Thermally Activated Delayed Fluorescence) 용어를 본격적으로 살펴봅시다. 직역해보면 열적으로 활성화된 지연 형광이라는 뜻인것 같습니다. 용어만 보자면 무엇을 열을 가하고 무엇이 활성화되며 지연까지 되는것이라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마치 주어가 모두 빠진 연예뉴스를 보는것 같습니다. 연예뉴스에서 "연예인 S양 미투운동 지지" 라는 둥 확실하지 않은 대상이라도 알려주듯이 뭔가가 당해진 형광이라는 뜻이라고만 이해가 되는 용어입니다.

 

그러나 유명한 아래의 그림을 보면 어려운 개념을 이만큼 쉽게 잘 설명한 용어가 없구나 싶을 정도입니다.

 

 

<사진1. TADF 에너지 흐름 개념도> *출처 : nature 492, 234-238, Adachi

 

 

사진1.은 아다치 교수가 처음 들고나온 TADF개념도입니다. 참 디자인도 심플하니 잘했고 개념도 부족함이 없이 다들어가 있는 명 일러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왠만하면 이 블로그에서는 허접하지만 그림을 제가 직접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직접 PPT로 그리지만 이 개념도는 제가 굳이 그런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되는 그림입니다. 그럼 이 그림을 가지고 TADF 개념을 하나씩 이해해보도록 합시다. 

 

먼저 그림을 보면 세개의 원반이 보입니다. S0, S1, T1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에너지 상태를 표현합니다. 형광은 S1 에서 S0로 떨어지는 파란색 화살표를 표현하고, 인광은 T1 에서 S0로 떨어지는 빨간색선을 의미합니다. 여기까지는 조금의 지식을 갖고 있는 여러분들이라면 모두 이미 잘 알고 계실것입니다.

 

위 사진1.에서도 나타나 있지만 엑시톤이 생성될때 S1으로 단일항 엑시톤은 25% 삼중항 엑시톤은 75%로 생성됩니다. 형광물질은 이 단일항 엑시톤 25%만을 발광에 사용하고 인광은 나머지 75%의 삼중항도 모두 발광에 사용합니다. 그런데 사진1.을 보면 삼중항 엑시톤으로 T1에서 S1으로 이동하여 일반 형광처럼 다시 S1 에서 S0로 떨어지는 이상한 형태를 보이는 TADF라는 노란색 선이 보입니다. 

 

 

 

우리는 지난시간 19. 형광과 인광 (2) - 인광편 에서 S1 에서 T1으로 에너지전이 되는 현상을 계간전이(Inter-system Crossing) 현상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이 노란색 선은 T1 에서 S1으로 에너지가 이동되는 현상이라하여 역계간전이(Reverse Inter-system Crossing) 라고 부릅니다. S1 에서 T1으로 낮은 에너지 방향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금지전이라 불리며 일어나기 어려운 현상인데 이 역계간전이는 어떻게 일어나는 현상일까요.

 

지금까지 디자인되었던 유기물질들은 S1과 T1의 에너지 차이가 큰 물질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러한 물질들에서는 삼중항 엑시톤이 생성되면 인광 도판트가 아닌 일반유기물질들의 경우 발광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비발광천이(Non-radiative transition)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 S1과 T1 갭을 매우 작게 (1.0eV 이하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상 0.1eV 이하 수준이 되어야 함.) 만들면 작은 에너지 차이이기 때문에 쉽게 S1으로 역계간전이 되어 형광이 발생하는 형광현상이 나타는데 물론 곧바로 안정화되는 형광현상보다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는 시간이 필요한 형광이기 때문에 지연형광이라 부릅니다.

 

이 역계간전이 되는 에너지의 원천이 실온상에 존재하는 열에너지이기 때문에 "열적으로 활성화된 지연형광"이라는 TADF 용어가 정말 핵심적인 것을 모두 포함한 좋은 용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역계간전이를 활용하여 비발광천이될뻔한 삼중항엑시톤들을 모두 형광현상으로 이용할 수 있으므로 이 재료를 사용한 OLED 소자는 인광과 마찬가지로 내부양자효율이 100%가 됩니다.

 

실제 소자에서도 매우 높은 효율을 나타나는 굉장히 획기적이고 미래적인 멋있는 기술이 발표된것입니다. 그러면 이런 좋은 기술이 왜 발표된지 6년이 지난 아직도 상용화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아도 TADF의 기본적인 개념은 충분히 익히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해결해야할 문제라는 것들은 약간의 심화내용이 들어가야만 설명이 가능하므로 다음 심화편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만 보시게 될 분들도 계실것 같기때문에 이 포스팅의 제목이었던 TADF - OLED의 미래가 될 것인가에 대한 답변을 드리면서 이번편은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좋은 개념의 좋은 기술이긴 하지만 TADF 기술만 단독으로는 상용화 하기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유는 효율은 우수하지만 색순도 문제와 수명문제가 취약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자디자인적인 해결노력과 소자시스템적인 해결노력이 있는데 이 내용에 대해서는 심화편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은, TADF는 OLED 발전의 실마리를 제공하였지만 일반적 개념의 TADF는 "온전히 인광을 대체할 제 3세대 방식은 될 수 없다." 입니다.

 

다음 심화편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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