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알지 못하면 역사를 알 수 없다.
이야기로 만나는 토크멘터리 전쟁史"
인류가 처음으로 30개국 이상이 참전하여 전후방의 개념없이 국가적 총력전으로 대량살상전을 치루었던 1차 세계대전. 1부에서는 이 참혹한 전쟁의 큰 줄기를 보았다면 2부에서는 이 전쟁의 참상과 함께 1차 세계대전이라는 무대에 미국이라는 새로운 초강대국의 출현에 대하여 알아본다.
1차 세계대전의 초기 전투 특히, 독일, 러시아 전 등은 속전속결로 전투다운 전투들이 벌어지고, 신속하게 힘의 논리로 마무리 되어가는 모양새였느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점점 더 전쟁은 참혹해지고 있었으나 한편으로는 보급의 중요성이 더욱 더 대두되고 있었다. 사실 보급이란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보급이 원할하지 않은 군대란 반드시 필패를 벗어나기 힘들었다.
1차 세계대전을 필두로한 현대전은 특히나 보급이 더욱 중요해지는데 이는 화약을 사용한 열병기들의 등장으로 더욱 심화되어 가던 중 1차 세계대전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과거 창, 검 등의 냉병기 전쟁시대에서는 보급이란 화살과 식량 그리고 나머지는 부수적인 보급품이었지만 열병기는 총알이 보급되지 않으면 총과 대포들은 그저 무거운 쇠덩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전투는 전선의 군대가 치루지만 보급은 후방의 국가 내에서 치루어야하는 또 다른 전쟁이었다. 따라서 전쟁이 장기화 되어감에 따라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어 갔고 이는 반전운동으로 나타난다. 재미난 것은 1차 세계대전 초창기에 독일과 전쟁을 치룬 러시아는 1917년 러시아혁명을 통해 전쟁혐오증과 함께 반전운동이 일어나고 러시아는 사회민주주의가 확산되고 1차 세계대전 무대에서 사라지게 된다.
다른 유럽국가들에게서도 반전운동은 커져가게 되는데 이는 현대시대에서의 반전운동과는 성격이 조금 달랐다. 현대시대에서의 반전운동이란 전쟁을 막거나 중지하여 세계평화와 인권을 유지하는 것이 반전운동의 핵심이라면, 이 당시의 반전운동은 전쟁을 하려면 패하지 않는 혹은 효율적으로 잘 싸우자는 개념이었다. 즉, 전쟁을 제대로 운영하자는 취지의 현재 벌어지는 전쟁의 비효율성에 반하는 반전운동이었다.
저 시대 청년들은 취업이 문제가 아니었다. 진정한 생사의 문제였다.
의미없는 소모전에 대한 일선 군인들의 반기가 계속 제시되어 왔다. 그들은 제대로 된 전술과 전략을 요구하게 된다. 그도 그럴것이 프랑스같은 경우 당시의 18~27세의 청년 25%가 전쟁의 꽃으로 산화하였고 이것은 거의 한 세대가 통째로 사라진것과 마찬가지였다. 전쟁의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프랑스 남자의 사망자는 1,200만명에 달했다. 전쟁이 장기화 되어감에 따라 징집연령은 12세까지 낮춰지는 등 전쟁은 인간성을 잃어갔다.
이는 비단 프랑스만의 문제가 아님은 당연하였다. 영국 같은 경우에도 1914년 1년 동안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나라를 이끌어나아가야 할 대학생 인재들의 25%가 전쟁에서 전사하였다. 반전운동이 형태는 다르더라도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시대적 분위기가 생겨나가고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가장 잘 보여주는 전투로 베르됭 전투(Battle of Verdun, 1916.2 ~ 1916. 12)를 꼽는다. 베르됭 전투는 참호전의 끝판왕이라 불리으며 1차대전 중 가장 길고 잔혹했던 전투이다. 왜 이러한 한치의 양보도 유연성도 없는 잔인한 전투가 벌어졌는가 하면 당시의 전쟁에 대한 전략에 원인이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의 전략원칙
1. 공격이 최고다. (인명경시)
2. 한치의 땅도 빼앗길 수 없다. (전략 유연성의 상실)
모든 영토를 한차도 빼앗길 수 없다는 기본 전제가 깔려있으니, 전쟁에 병사들을 갈아넣는 참상이 계속 벌어져간다. 이러한 전쟁분위기에서 나타난 전투가 베르됭 전투였다.
지옥의 전장, 베르됭(베흐덩, Verdun)의 위치
베르됭은 당시 프랑스의 전략적, 전술적 요충지였고, 독일이 이 베르됭을 차지하면 프랑스로써는 전쟁의 상징을 잃는다고 보았기 때문에 양국은 자존심을 걸고 살상극을 벌이기 시작했다. 베르됭이 얼마나 참혹한 전투였는가 하면 전투 첫 날에만 약 100만발의 포탄을 독일군은 쏟아부었고, 전투가 벌어진 10달동안 독일과 프랑스가 소모한 포탄만 약 4,000만발에 달했다.
말그대로 지옥의 요새전이었고, 병사들은 이곳을 "뼈가 으스러지는 곳, 살아남은 자보다 죽은 자가 더 많은 곳"이라 부르며 악명을 높혀갔다. 프랑스의 베르됭 전투 사령관은 페탱(Henri Philippe Benoni Omer Joseph Pétain, 1856 ~ 1951)으로 전쟁 초기에는 비교적 효율적인 전략운영을 보여주었으나, 전투가 길어짐에 따라 극단적인 공격전술로만 일관되어 간다. 이에 따라 독일 또한 공격적인 전술로 맞불을 놓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베르됭 전투는 전술과 전략이 사라진 학살극으로 치닫는다. 왜 베르됭을 차지해야 하는지 명분이 모두 사라진채 지휘부의 자존심만이 남아서 계속 군대를 말그대로 소모시켜 나간다. 후대에 베르됭 전투의 평가는 이 말로 정리가 되는데, "사람을 써는 고기분쇄기로 사람을 계속 소모해서 먼저 떨어지는 쪽이 지는 것이었다"고 평가한다.
전사자는 계속해서 늘어만 갔지만 전쟁 지휘부에서는 점점 더 이 전사자 숫자에 무감각해져버린다. 페탱의 후임으로 전쟁 지휘를 맡게된 니벨(Robert Georges Nivelle, 1856 ~ 1924)의 일화에서 엿볼 수 있다. 이 니벨은 당시 전투 계획을 파티장 등 연회장에서 작전을 흘려버리는데 이는 실수가 아니라 그의 개인적인 관심병 즉, 관종에 의해 벌어진 일이었다. 얼마나 전쟁에 대해 무감각했으면 병사들의 목숨을 걸고 이 같은 일을 벌일 수 있었을 것인가...
지금의 전쟁개념으로는 지휘관이 파티를 하고 있었다는 장면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군인은 사령관부터 일개 소대장까지 모두 전선에서 전투만을 수행하는 집단으로 생각하고 현재는 실제로 그러하기 때문이다. 허나 이 당시는 아직 신분제가 존재하였고, 대부분의 지휘관은 귀족 출신들이었으며, 이들은 일선 전장에서 발을 빼고 편한 후방에서 보고만을 듣고 전투를 치루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의 참상은 그들의 관심밖의 일이었기 때문에 1차대전이 이토록 잔인한 전쟁으로 변질된 것이다.
이렇게 된 요인에는 신분제에 따른 문제도 있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필요로 하는 전술의 뒤쳐짐에서 원인을 꼽을 수 있다. 이미 기술은 대량 살상 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는데 불구하고, 전술은 그에 대한 준비와 개선책이 없었기 때문에 소모전으로 치달을 수 밖에 방법이 없었다. 이에 따라 10개월 간의 베르됭 전투 단일 전투만으로 양군 도합 70만에 달하는 엄청난 인원이 베르됭에서 잠들게 된다.
베르됭 전투 사상자
프랑스군 37만 7천명
독일군 35만 7천명
마지노선 내부와 마지노선의 엄청난 길이
번외적인 이야기 이지만 이러한 대량살상의 전쟁을 치른 후 프랑스는 최후의 보루라고도 일컬어지는 마지노선(Ligne Maginot, Maginot Line)을 설치하게 되는데 이는 1차대전의 이러한 대량살상의 엄청난 피해 때문에 생겨난 또 하나의 사건이었다. 마지노선의 연장은 무려 750km로 독일과 맞닿은 국경 거의 전부를 어마어마한 요새로 만들어버린 모습을 보면 현재의 마지노선의 뜻 최후의 보루라는 뜻으로 사용되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마지노선은 당시 프랑스의 국방장관이었던 앙드레 마지노(Andre Maginot, 1877 ~ 1932)의 이름을 따서 지은 지화화 되어있는 요새로 당시 160억프랑이 소요되었는데 현재는 프랑스가 프랑이라는 화폐단위를 사용하지 않아서 직접적인 가치를 환산하기 어렵지만 1990년대 1프랑이 우리나라돈으로 240원 정도 였다는것을 보면 단순 변환만으로 3조 8천억인데 1990년대의 3조 8천억이라는 것 자제도 엄청난 자금인데 무려 1910년대의 3조 8천억이라는 돈이었다는 것은 정말 환산하기 어렵다.
마지노선은 지하요새 안에 주거지역은 물론 지하철 도로보급망까지 갖춘 지상최대의 요새였다. 프랑스에서는 마지노선이 완공되고는 그 누구도 뚫을 수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였다. 물론 이 후의 2차 세계대전에서 마지노선은 말그대로 무용지물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지만.. 아무튼 마지노선이라는 희대의 구조물이 1차대전의 젊은이들의 피의 대가로 받은 투자로 건설되었다는 것이 참으로 씁슬한 역사의 순간이 아닐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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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방TV 유투브 [토크멘터리 전쟁사] 2부. 제1차 세계대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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