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과학 이야기/개인적인 관심사

9. 우주는 진공상태인가?

남보르 2018. 5. 2.


우주는 과연 아무것도 없는 공간일까?

진공이라는 주제에 대해 2. 진공이란?에서 진공이 무엇인지, 인간이 만들어내는 진공상태는 과연 진정한 진공일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내는 진공상태는 진공이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할 만큼 많은 기체분자들이 돌아다니는 상태라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우주'라는 공간이 과연 진짜 진공상태일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진공상태보다 진정 빈 공간일 것인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인간이 우주라는 공간의 존재를 알게되고 항성과 항성간의 거리가 인간이 상상하기도 힘든만큼 먼 거리라는 것을 알았을 때, 당연히 당시 인간의 지식수준으로는 그만큼 거대한 공간이라면 당연히 '우주는 아무것도 없는 진공상태이겠구나'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과학 수준이 발달하면서 항성간의 거리는 물론 항성이 이루는 구성성분과 나이 등 너무나 다양하고 자세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그 공간들이 얼마나 비어있는지에 대한 진공수준 또한 정밀하게 측정이 가능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우주라는 공간은 행성과 행성사이, 항성과 항성사이, 은하와 은하사이 등 물질적인 존재가 위치 하지 않는 모든 공간을 칭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천체들 외에도 애매한 공간들이 존재합니다. 바로 가스들이 마음대로 떠다니는 공간인 성운(Nebula)들 입니다. 


별이 수명을 다하고 초신성폭발로 자신의 흔적을 온 우주에 흩날리게 되면 그 잔해가 성운이 됩니다. 그래서 이 성운들은 천체는 아니지만 가스들이 퍼져있는 공간으로 다른 우주 공간에 비해 더 높은 밀도로 기체분자들이 존재합니다. 성운들 중에서 특히나 가스의 밀도가 작은 것들이 있는데 그 중, 유명한 것이 오리온 대성운(Great Nebula in Orion)입니다. 



<사진1. 오리온 대성운의 모습, 오리온자리에 위치해 있어 오리온 대성운이라 이름붙여졌다.>



오리온 대성운의 가스밀도는 (1세제곱센티미터) 당 10~10,000개입니다. 밀도가 작은 영역을 기준으로 하여 이 공간이 얼마나 비어있는지 살펴보면,


<사진2. 1세제곱센티미터에 존재하는 입자의 개수 비교>


위 크기만한 공간에 10개의 기체분자가 채워져 있는 상태입니다. 실제로는 원자의 크기가 1Å(옴스트롱,) 정도 이므로 그냥 거의 텅텅 빈공간이라고 인식하면 됩니다. 


'뭐야 아무리 작더라도 10개나 공간을 매우고 있는데 왜 텅텅 빈 공간이야?' 라고 물으실 수도 있으나 지금 지구의 대기압에서 위 주사위 만한 크기의 공간에는 개의 상상도 잘 되지 않을 만큼 많은 분자들이 채워져 있다는 것을 보면 얼마나 오리온 대성운의 진공상태가 진정한 진공 상태에 가까운것인지 대충 짐작이 가실겁니다.


은하계 내부도 대부분 텅텅 비어있는 공간들이지만 간혹가다 이렇게 성운들이 존재하고, 항성들이 쏟아내는 우주먼지들 그리고 소행성들의 잔해들로 어느 정도는 물질들이 채워져 있습니다. 그러나 은하와 은하 사이까지 멀리 떨어진 우주 공간에는 입자들의 밀도가 더 더욱 낮아져서 공간에는 1백만 분의 1확률로 입자가 한개 존재하는 수준으로 밀도가 낮아집니다.


다시말하면, (1세제곱미터)안에 입자가 달랑 1개 정도 존재하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은하 밖의 대부분의 공간은 텅텅 비어버린 진정한 진공에 가까운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은하안드로메다 은하(Andromeda Galaxy) 사이의 거리가 254만광년 쯤 되니, 미터로 따지면 9,500조미터 곱하기 254만을 계산하면 직선거리가 나오고 따라서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 사이의 직선상의 거리에는 개의 입자들이 존재한다고 보면 됩니다.


지구대기에 즉, 주사위크기만한 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입자들이 우리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 사이의 그 먼 공간에 퍼져있을 만큼 우주는 어마어마한 진공상태인것입니다. 따라서 "우주는 진정한 진공이라 할만하다." 가 오늘의 결론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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