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과학 이야기/개인적인 관심사

8. 원소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남보르 2018. 4. 24.



우주를 이루는 원소들의 탄생스토리

지금 제가 두들기고 있는 이 키보드를 이루고 있는 탄소원자들,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모니터 유리를 이루고 있는 실리콘과 산소들 그리고 현재까지 발견된 118개의 원소들은 과연 어떻게 생겨났을까? 7. 우주의 역사 이야기 - 빅뱅부터 미래까지에서 우주가 빅뱅에 의해 탄생한지 70만년이 지나고 우주의 온도가 3,000K로 낮아지면서 처음 수소원자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혹시나 원자와 원소에 대한 개념이 긴가민가 하시는 분들은 6. 원소 원자의 차이점은?을 먼저 읽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계속 왔다갔다 원자와 원소라는 말을 쓰게 될 텐데 많이 헷갈리실겁니다. 이어서 일단 수소원자들이 생성되기 시작하면서 원자들이 점점 모여 분자를 이루고 가스형태의 수소의 밀도가 높아진 영역에서는 헬륨과 리튬이 소량 생성됩니다. 이 정도의 양성자 3개 수준의 가벼운 원자들은 초창기 우주를 가득 메우고 있는 높은 에너지들로 충분히 생성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양은 매우 소량에 불과 했으므로 우주는 거의 수소로 가득차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주의 나이가 70만년이 지나는 순간이 중요한 이유가  우주의 온도가 원자, 전자는 물론 광자들 까지 지금까지도 우주에 존재하는 소립자들의 특성이 발현될 수 있는 3,000K까지 충분히 낮아졌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현재의 우주에 통용되는 대부분의 물리적 규칙들이 이 때부터 우주 전역에 적용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면서 우주는 고밀도의 수소덩어리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바로 '항성(Fixed Star)' 즉, 별들이 생성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수소들은 조직적으로 그룹들을 생성해 나아갑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항성들도, 비교적 적은 수의 수소들이 뭉친 작은 항성들도 수많은 무리를 이루기 시작합니다.


<사진1. 수소들이 난립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수소는 전체가 양성자들. 죄다 상남자들이다. 가만히 있질 못하고 세력다툼을 우주의 탄생 이후로 아직도 하고있다.>


수소들이 뭉치다보니 항성의 어마어마한 크기에 중심으로 가면 갈수록 커다란 중력에 의해 수소들이 뭉치다 못해 아주 압축이 되어버리더니 짝을지어 버립니다. 바로 '핵융합(Nuclear Fusion)'이라는 반응이 드디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핵융합은 이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고에너지의 우주선들과 함께 광자들을 내뿜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의 우주는 아주 찬란하다 못해 지금의 우주의 어두운 공간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빈틈없이 휘황찬란한 상태였을 겁니다.


그런데 사실 항성이 하는 일이라고는 핵융합밖에 없습니다... 수백만년 아니 수억년 동안 그저 난립한 수소들을 그냥 핵융합시키는데 써버리는 과정을 반복할 뿐입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이 수소들이 다 헬륨으로 바뀌어갈 때 쯤 드디어 이 항성들은 처음 자신들이 조직을 만들때 선 줄에 따라 운명이 갈립니다. 


작은 조직인 작은 항성들은 수소 연료가 전부 헬륨으로 바뀌고 나면 헬륨을 사용하여 이번엔 핵융합을 일으키고 헬륨보다 더 큰 원소들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이들은 곧 힘에 부치기 시작합니다. 이들이 뭉친지 고작 수억년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헬륨 연료들 까지 고갈되고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고 그동안 헬륨으로 핵융합한 큰 원자들로 이루어진 '백색왜성(White Dwarf)'이 되어버립니다. 


백색왜성이 되면 이들은 거의 영원한 감옥에 갇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더욱 응축하여 폭발하지도 못하고 더 핵융합하여 타오르지도 못한채 태양만한 질량이 지구만한 크기로 압축되어 버립니다. 줄한번 잘못섰다가 참으로 비참한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군요..


백색왜성도 두가지 운명으로 또 나뉘게 되는데 태양의 1.4배 이하의 질량()을 가진 항성들이 백색왜성이 되면 이들은 말 그대로 우주의 종말까지 영원히 백색왜성이 되어 우주를 떠돌게 됩니다. 이 태양의 1.4배의 질량을 찬드라세카르 한계(Chandrasekhar limit)라고 부르며 이 질량 이상의 백색왜성은 비교적 큰 질량으로 중력붕괴가 계속 일어나서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 되어 폭주를 하게 됩니다. 아무튼 이 놈들은 조용히 자신들만의 감옥의 갇혀 우주를 떠돌게 되거나 블랙홀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조직의 크기가 큰 항성들에 줄을 잘 선 수소들은 핵융합을 계속하여 탄소만 남은 상태에서도 핵융합을 이어갑니다. 이 과정은 수백년 정도 걸리는데 사실 항성의 나이에 비하면 순간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동안 12번 원소인 마그네슘까지 생성해냅니다. 이 단계에서 또 많은 항성들이 목숨을 잃지만 엘리트 중의 엘리트들은 지금까지 모아온 탄소, 산소, 마그네슘까지 모두 다시 연료로 사용하여 핵융합을 지속합니다. 이 과정에서 26번 원소인 철까지 생성해 낼 수 있습니다. 


아래는 각 원소들의 생성에 필요한 온도입니다.


수소 : 3000만K

탄소 : 8억K

철 : 50억K


정말 철까지 생성해 낼 수 있는 항성이라면 얼마나 높은 온도가 필요한지 아시겠죠? 우리 태양의 내부온도가 1억K 수준이니 우리 태양 수준의 질량의 항성으로는 탄소까지의 비교적 낮은 번호의 원소들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이렇게 핵융합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는 원소는 철까지가 한계입니다. 왜냐하면 철을 만드려고 핵융합에 쓰이는 에너지가 핵융합이 된 후 나오는 에너지 보다 더 큽니다. 따라서 핵융합이 될 수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집 장농속에 있는 금괴는 무엇이고 백금은 무엇이며 우라늄 같은 거대 원소들은 어떻게 만들어진것이냐!! 철 이후의 27번 코발트부터 92번의 우라늄까지의 원소들은 그래도 자연계에서 생성될 수 있습니다만 그 이 후의 모든 원소들은 인공적으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원소들입니다. 입자가속기 등으로 입자들을 충돌시켜서 큰 원자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사진2. 탱탱볼이 아니다. 초신성 폭발 상상도이다. 저 붉고 푸르고 이쁜 가스층들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원소들이 존재한다.>



아무튼 코발트 부터 우라늄은 초신성폭발(Supernova)이라는 장대한 우주쇼를 통하여 생성됩니다. 태양보다 12배 이상 큰 항성들이 핵융합을 모두 끝내고 나면 다른 항성들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중력으로 인해 압축되는데 이 과정에서 워낙 질량이 컷던 조직이기 때문에 압축되고 압축되다가 결국 못참겠다!! 와악!!! 하며 폭발을 해버리는데 이것이 우주 최대의 쇼라는 초신성폭발입니다. 너무나 큰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뿜어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철보다 큰 원소들이 생성되게 됩니다. 물론 크기가 더 작은 항성들도 초신성폭발을 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에너지로 인해 충분히 큰 원소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게 됩니다.


원소의 생성과정 정리!


원소를 못만드는 녀석들!

태양의 1.4배 이하 항성 : 백색왜성

태양의 1.4배 이상 항성 : 중성자별 or 블랙홀


원소생성 대장들!

태양의 8배 이하 항성 : 까지 생성

태양의 12배 이상 항성 : 우라늄까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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