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이야기/OLED 이슈들

중수소 OLED란? 어떻게 수명을 늘릴수 있을까? LG디스플레이의 Ex OLED TV 번인을 막기 위한 중수소 기술

남보르 2022. 11. 17.
AI가 상상한 양성자와 전자, 즉 수소 원자

OLED 재료의 수명 해결이 OLED 수명을 결정한다.

비록 모바일에서는 OLED가 완전하게 자리를 잡았지만, 이는 스마트폰의 모바일용 디스플레이가 TV나 차량용 전장장비들처럼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큽니다.

OLED를 이루고 있는 픽셀들의 수명이 다해가기도 전에 여러 이유에서든 장비를 교체하니 OLED의 수명이슈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게 됩니다.

게다가 근거리에서 화면을 보는 것이 대부분이고, 밤이나 새벽에 낮은 밝기로 화면을 보기도 하는 등 높은 휘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OLED의 수명 관점에서의 약점을 숨기기 딱 좋은 어플리케이션이 스마트폰의 OLED 화면입니다.

그러나 대형 TV 분야에서는 이야기가 전혀 다릅니다. 2~3년은 기본이고 10년 이상 계속 사용하는 TV에서는 OLED의 수명문제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제는 비록
1 TV 가격 = 1 smart phone 가격


이제는 위 공식이 성립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TV 보다 비싼 스마트폰이지만 유독, TV의 장시간 내구성은 절대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대중들의 이미지가 박혀있습니다. TV는 가전(가정 전자제품) 중 으뜸이고 한번 사면 이사하거나 화면이 안 나올 때까지 쓰니 말입니다.

OLED TV는 대략 2013년도부터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고, 2017년도부터 유의미한 점유율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9년에서 5년 이상 사용한 OLED TV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이고 초창기 OLED TV를 구매하신 분들이라면 많은 분들이 번인 현상을 겪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료, 소자구조, 회로, 소프트웨어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번인을 막기 위해 연구원들은 전방위적으로 총동원되고 있을 것이고 최신 버전 OLED TV로 올 수록 급격히 번인 이슈가 적어지는 것을 보면 전략이 잘 먹혀들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OLED는 수명에서 약점을 보일까??

OLED 재료들은 대부분 증착공정이 가능한 저분자 유기재료입니다.

말이 좀 어렵긴 한데 저분자 유기재료란 분자량이 1200g/mol 이하인 재료를 말하고 탄소한개의 분자량이 12g/mol, 수소의 분자량이 1g/mol이니 탄소 한 개당 4개의 수소가 붙는다고 보면, 대략 탄소 75개 이하로 이루어진 유기재료들을 OLED의 재료로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OLED 재료 NPB 구조, 2D와 3D

정공수송층 재료(HTL)로 가장 널리 알려진 재료 중 하나인 NPB의 구조를 간략하게 보면 왼쪽과 같지만, 실제 이 구조를 3D로 구성 원자들을 살펴보면

탄소 44개 (회색)
수소 32개 (흰색)
질소 2개 (파란색)
총 78개


위 원자 개수로 구성된 유기재료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나 수소들은 탄소의 바깥에 감싸듯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이 수소가 다른 탄소와 붙어 결합하게 되면 우리가 의도적으로 만들었던 NPB가 전혀 다른 재료 형태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OLED 재료는 빛을 내기 위해 전기를 전달하면서 전자를 얻었다가 잃는 산화환원 반응이 반복되는데, 특히나 정공 수송재료인 NPB의 경우 전자를 한 개 잃고 양이온(cation)이 되는데 양이온은 다시 원래 전자가 한 개 더 있는 상태가 안정적인 상태이기에 빠르게 다른 분자에게서 전자를 얻어 안정한 상태로 돌아가려 합니다.

이 때문에 계속 산화환원 반응이 반복되면서 다른 분자와 결합하거나 쪼개질 확률 또한 커지게 되고 이 것이 OLED의 수명을 저하 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전자수송재료(ETL)의 경우는 전자를 얻고 양이온(anion)이 되려는 경향이 강한 것만 제외하면 NPB와 같은 이유로 수명저하를 초래하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수송재료들의 산화환원 속도는 매우 빨라서 수송 재료의 변형보다는 실제로 발광에 기여하는 발광층 재료들의 산화환원 반응이 늦어지면서 수명을 저하시키는 것이 가장 큰 수명 저하의 원인입니다.

LG가 광고하는 장수명기술이라는 Ex. OLED의 중수소 기술이란?

중수소(Deuterium, 듀테륨, 디테륨 등 발음하기 나름) 란? 위에서 말한 수소(hydrogen)의 동위원소(isotope)입니다.

수소의 동위원소들, 출처: 위키피디아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간단한 원소이고 양성자 한개(+극)와 전자 한 개(-극)가 사이좋게 쌍을 이루면서 전기적으로 중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서 원자의 성질은 양성자가 결정한다는 것만 알면 중수소에 대한 이해는 끝입니다.

중수소는 수소에 중성자(neutron)이 추가로 결합된 구조인데, 전기적으로 중성인 중성자가 붙다 보니 수소의 성질은 해치지 않으면서 무개만 2배가량 증가하는 원소가 됩니다.

삼중수소(Tritium)도 마찬가지로 중성자가 2개가 더 붙는 수소의 동위원소로 중수소보다 삼중수소를 쓰면 더 좋겠지만 자연계에서의 수소의 동위원소의 구성비율을 보면 삼중수소를 구하는 게 만만치 않겠구나 생각이 절로 듭니다.

수소 99.98%
중수소 0.016%
삼중수소 0.01% 미만


중수소만 해도 자연계에서 쉽게 얻을 수가 없는데 삼중수소를 쓰기에는 비용적으로 너무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왜 그럼 중수소를 쓰면 수명상승에 기여를 할까요?

위에서 말씀드린대로 수소는 언제나 다른 분자들과 결합해서 치환될 수 있으며, 특히 양이온이나 음이온 같은 라디칼(radical)이 되었을 때 가장 취약한 순간이라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중수소를 쓰게 되면 물리적인 질량이 2배이기 때문에 다른 원자나 분자로 치환되기 어려워집니다.

반응성이 약해지기 때문에 원래의 특성을 오래 유지할 확률이 올라가게 되므로 더 강한 전기적 스트레스를 주어도(밝기를 올려도) 오래 버티기가 유리해지는 것 입니다.

RSC에서 2014년에 발표된 중수소를 이용한 OLED 수명 논문

Hayato Tsuji와 Eiichi Nkamura 동경대 연구진이 2014년에 발표한 중수소 관련 논문에서는 중수소를 적용함으로써 수명을 다섯 배 정도(빨간색 사각형 안의 검은색 그래프가 수소, 파란색 그래프가 중수소) 상승시키는 것을 보임으로써 본격적인 중수소의 OLED 적용 가능성을 높였습니다.(이전 논문들도 있음)

따라서 중수소를 재료의 약한 결합력을 가지는 부위에 적용해서 외부 반응력을 약화시키면 수명을 상승시킬 수 있는 것이죠. 재료의 모든 부위를 중수소를 적용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중수소는 수소에 비하면 수십 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모든 수소를 중수소로 치환하는 것인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 중수소 적용 재료는 LG만의 고유 기술은 아니며, 언급했다시피 비용적인 문제라든가 소자 최적화 문제라든가 여러 이유가 얽혀있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군에만 사용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도 이를 홍보하는 것은 적절한 전략 같습니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 배경을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어렵지 않게 좋은 기술임을 포장할 수 있을까는 마케팅 쪽 역량이라고 생각하는데 음.. LG의 이 부분은 항상 걸림돌이었죠

오늘은 중수소를 적용한 OLED가 왜 수명이 증가하느냐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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