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이야기/OLED 이슈들

52. 아이패드, 맥북은 OLED 왜 안쓰지?

남보르 2022. 10. 14.

아이패드, 맥북은 언제 OLED를 사용할까?

이제 OLED 패널을 사용하지 않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적어도 우리나라 기준에서는 전량 OLED를 탑재하고 있는 갤럭시 점유율이 높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OLED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인구비율이 상당히 높습니다.

 

게다가 아이폰도 아이폰12 부터는 최하위 모델인 미니조차 모두 OLED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방향은 완전히 OLED로 전환된 분위기이고, 이미 사용자 경험에서 LCD를 압도하기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LCD를 채택하는 방향으로 가는 일은 생각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2021년 기준으로 스마트폰의 OLED 탑재율은 42%에 달하며, 22년에는 44%로 탑재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체감 상으로는 거의 100%에 육박할 것 같은데도 아직도 50%가 되지 않는 것을 보면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저가형 모델들의 점유율이 얼마나 높은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태블릿, 노트북으로 불리는 IT용 패널에서는 상황이 어떨까요? IT용 패널에서는 OLED 패널 탑재율이 2~3%에 불과합니다. 간혹 OLED 패널을 탑재한 제품이 있기는 한데 주력모델이 아니라 시장 간 보기 용 제품들이라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도 그렇지만 IT용 패널 또한 애플에서 길을 터주어야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릴 것 같습니다.

 

태블릿인 아이패드, 노트북인 맥북은 아직도 LCD를 탑재하고 있고, 이 두 제품군은 전문 디자이너, 영상 관련 분야의 사람들이 애용하는 제품군들인데도 아직도 OLED를 탑재하고 있지 않은 것이 의문인 상황이긴 합니다.

 

왜 IT용 제품에서는 OLED 탑재가 되지 않을까? 

실제 업계에서는 제가 생각한 것 보다 더 큰 이유와 많은 사연들이 얽혀 있겠지만, 제 생각에 IT용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돈과 기술 성숙도 측면입니다.

 

돈, 그러니까 비용적인 측면으로 먼저 봅시다.

예를 들어 봅시다. 스마트폰 용 OLED 패널을 생산할 때는 핸드폰 1개 단위로 생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보다 더 큰 원장 유리 기판에 동시에 수십 ~ 수백 개 분을 만들어서 생산비용과 시간을 낮추게 됩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디스플레이 세대별 원장 크기와 6세대 기준 원장 1장 당 스마트폰 생산량

디스플레이 기사들을 읽다보면 '어느 공장의 몇 세대 라인' 이런 식으로 표현된 기사 내용들이 많습니다. 이 부분에서 세대란 제조 장비에 넣는 유리기판의 사이즈를 말합니다. 세대 숫자가 크면 클수록 더 큰 원장을 사용해서 제품을 제작합니다. 따라서 1장의 유리 원장에서 훨씬 더 많은 제품을 뽑아내기 때문에 1개의 스마트폰 패널을 만들기 위한 제조단가가 훨씬 줄어듭니다.

 

이렇게 원장 글라스를 잘라서 제품을 낱개로 만드는 것을 유리를 자른다고 하여 면취(Chamfer)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OLED 패널은 현재 6세대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당연히 실제 공장에서 나오는 생산 수량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비교를 위해서 예시로 만든 위 오른쪽 그림을 비교해보겠습니다. 녹색 사각형은 아이폰 14프로의 크기이고 1개의 원장에서 대략 150장 수준을 뽑아냄을 알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1대 생산원가에서 OLED 디스플레이 패널이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대략 15~20% 사이(*출처 :  테크인사이트)이고, 전체 스마트폰 생산 원가는 판매가의 50% 수준입니다. 대략적으로 계산해보면 100만 원짜리 스마트폰에는 7만5천원 짜리 OLED 패널이 들어간다고 보면 되는데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 판매가의 8% 수준이 패널 가격이라고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아이폰 14 프로의 공식 사이트의 판매가인 170만 원의 8%는 14만 원입니다. 

 

그러면 6세대 유리 원장을 스마트폰용으로 작게 나누어 팔면 유리 원장 당 2,016만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단순 계산이 나옵니다. 물론 순수익은 아니고 판매 가격으로 보았을 때입니다.

 

6세대 원장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패드와 맥북 16인치 생산 대수 비교

같은 6세대 원장으로 보면 아이패드는 28대, 맥북 16인치는 기본은 18대까지 뽑을 수 있고, 면취를 효율적으로 잘한다면 22대까지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패드 프로(122만 원), 맥북 16인치(270만 원)의 디스플레이 원가를 8%로 잡아보고 단순 계산하면,

아이패드용 패널은 98,000원, 맥북용은 216,000원의 패널 1장당 가격으로 대략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대략적이고 임의적인 비교를 위한 수치입니다. 실제로는 맥북용이나 태블릿 용이나 그리 큰 패널 가격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계산의 편의를 위해 판매가 대비 패널 원가를 8%로 잡았습니다.)

 

그러면 아이패드용 패널을 생산하면 6세대 원장 1장은 2,744,000원의 매출을 얻을 수 있고,

맥북용은 3,888,000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정리하자면 6세대 원장 1장으로 

아이폰 14 프로 : 2,016만 원
아이패드 : 274만 원
맥북 : 388만 원

의 매출을 올릴 수 있습니다.

 

1개의 원장으로 제작하는데 들어가는 재료 비용, 시간, 인건비, 연구비용 등은 거의 비슷한데 제품의 크기에 따라 수익성에서 5~7배나 차이가 납니다. 디스플레이 업체에서는 굳이 IT용 패널로 빨리 넘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스마트폰 생산라인 재고가 넘쳐서 생산량을 줄이고 IT용 패널을 제작하지 않는 이상 서두를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완성품 업체인 애플 입장에서도 1/2 가격이면 LCD 패널을 넣을 수 있고, 생각보다는 OLED로 바꾸어 달라는 요구의 목소리가 크지 않기 때문에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빠른 변화를 가져갈 이유도 없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기술 성숙도 측면.

기술 성숙도라고 표현했지만 사실 수명에 관한 신뢰성 문제를 우회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노트북이나 태블릿은 스마트폰에 비해 정적인 작업 등을 주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스마트폰 : 동영상, 게임 등 동적인 영상

태블릿 : 동영상, 이미지 작업 등 동적, 정적 둘 다

노트북 : 문서, 이미지 작업, 코딩 등 정적 작업

 

여기서 오는 차이 점은 무엇일까요?

동적인 화면과 정적인 화면은 한 개의 픽셀이 지속적으로 빛을 내야 하는 시간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서 오로지 맥북을 CNN 뉴스 분석하기 위해 구매한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그럴 일은 없지만...) 

 

그러면 CNN 채널의 로고는 항상 한자리에 고정되어 있을 것이고, 이 때문에 CNN 로고를 표현하기 위해 OLED의 해당 픽셀은 계속 빛을 내야 합니다. 그러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OLED의 번인 문제는 아직도  이런 장시간의 고정된 노출에 취약합니다. 

 

OLED의 번인은 지속이고 강한 발광과 뜨거운 열에 취약하게 나타납니다.

예시 사진이 없어서 CNN을 예로 들었지만 문서작업이나 프리미어 화면을 계속 고정적으로 켜놓게 되면 많이 사용하는 픽셀은 수개월 내지 수년 내에 높은 확률로 번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태블릿과 노트북은 개별 OLED 발광소자 수명에 훨씬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4백만원에 육박하는 맥북을 샀는데 2년안에 저런식으로 번인이 일어나면 상당한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직업적으로 맥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사용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은 시간을 밝은 화면을 켜놓고 사용할 테니 말입니다.

 

따라서 IT용은 수명을 더 개선하기 위해 투 스택 탠덤(Two-stack tandem)이라는 구조의 OLED 패널 구조를 채용해야 합니다. 

 

싱글 스택과 투스택 OLED 구조 차이 *출처 : 이베스트 투자증권 리서치 센터

그림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하나씩 이해해봅시다.

싱글스택(Single-stack)이라 표현된 그림은 일반적인 스마트폰용 OLED 패널의 발광소자의 단면 구조입니다. 색의 삼원색인 적색, 녹색 , 청색인 RGB 소자가 나란히 배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RGB 3개를 각각 서브픽셀(sub-pixel)이라 부르며, 이 세 개를 합쳐서 모든 색을 구현할 수 있으므로 1개의 픽셀 단위가 됩니다. RGB의 밝기의 비율에 따라 픽셀의 색이 정해 지므로 이 세 가지 색 중 하나의 색의 밝기의 3%만 변해도 우리는 번인이라고 인식할 만큼의 변화가 됩니다.

 

따라서 한 가지 이미지를 계속 켜놓게 되면 픽셀 중 지속적으로 발광해야 하는 서브픽셀이 나오게 되며 최대치로 밝게 켜놓아도 초기 조건에 비해 어둡게 됩니다. 따라서 인접 픽셀과 이미지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똑같은 픽셀 구조를 2단으로 쌓아 올리는 탠덤(tandem) 구조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해결을 하려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볼 때는 똑같은 밝기더라도 빛을 내는 발광층이 2개씩이니 각 발광층에서 받는 대미지가 반으로 줄어들며 수명 향상에 기여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는 재료비가 2배가 들어가고 제조시간도 길어지므로 생산단가가 올라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특히 소자 두께가 두꺼워지므로 필요한 전압도 2배가 되므로 소모 전력도 늘어나게 되므로, 배터리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 모바일용으로는 아예 구현할 생각을 안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노트북과 같이 어느 정도 배터리 소모량에서 자유로운 제품의 경우에는 전력 소모량보다는 수명이 훨씬 중요한 문제기 때문에 투 스택 탠덤 구조가 필수적입니다.

 

아직 삼성에서는 이 투스택 텐덤 구조로 양산한다는 계획이 2024년까지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아이패드와 맥북에 OLED가 탑재되는 시간이 꽤 남았음을 의미합니다. 

 

기존 싱글 스택으로 제품을 내놓는다고 해도, 시장 분위기를 보려고 소량만 내놓을 가능성이 더 큽니다. 최소 2024년 이후는 되어야 태블릿, 노트북용 OLED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애플이 시장을 뚫어주면 주변 업체들도 덩달아 OLED 패널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으니 중소형 사이즈의 OLED 패널 시장도 활기를 띌 것으로 보입니다.

 

OLED 장착한 맥북! 꼭 사고싶네요!
(아이폰으로 바꾸니 맥북이 아른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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