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이야기/일반화학

5. 주기율표(Periodic Table)의 등장

남보르 2018. 5. 4.


'멘델레예프' 이 형이야 말로 바로 진정한 예언가


'때는 18세기 당신은 저명한 연금술사이자 화학자였다. 실험의 실험을 거듭하여 50개가 넘는 금속, 기체 등을 분류하여 이름을 붙였다. 철, 산소, 탄소, 헬륨, 수소, 아르곤, 규소, 나트륨, 비소, 마그네슘 등 등... 이제 이름은 붙였는데 도대체 정리가 되질 않는다. 기체부터 1번으로 시작해서 이름을 붙일까? 아니야 단단한 철부터 1번? 도대체 어떻게 정리를 한단말인가 .... OTL'


실제로 18세기가 끝날무렵까지 약 30개의 원소가 발견되었고 이 때까지 인류의 지식으로는 이 원소들의 공통점을 전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연구자들은 각자의 기준으로 원소들을 정리했고, 이 기준은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대립처럼 좀처럼 타협할 수 없는 의견들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각자의 기준도 모두 그럴싸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화학역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우리의 존 돌턴(John Dalton)형님이 원자모형을 제시한데 이어서 이 원소들의 정리법에 대해서도 획기적인 제안을 하게 됩니다.


바로 '원소의 질량' 순서대로 원소들을 정리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당시에도 수소의 질량이 가작 작음을 알고 있었고 이를 기준으로 원자량(Atomic weight)이라는것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원자의 질량이 수소의 몇배인가하는 상대적인 비율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산소의 원자량은 16이라하면 수소보다 16배 무거운 원자로 이루어진 원소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현대 화학에서의 원자량은 탄소 원자의 동위원소 중 하나의 질량을 12라고 기준을 잡고 이에 대한 상대적인 질량값을 원자량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원소량을 기준으로 원소들을 정리하다보니 참 편리하고 단점이 없어보였습니다. 그런데! 1860년 독일 카룰스루에(Karlsruhe)에서 제1회 국제화학회의가 열리게 됩니다. 바로 이 원자량에 의해 정리한 원소들의 기준을 학자들끼리 확정짓는 약속을 하기 위해서 모인자리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원자량이라고 다 같은 원자량이 아니었습니다. 학자들이 정리한 원자량이 뒤죽박죽이었던 것입니다. 당시에는 질량분석기도 없었고, 정확하게 원자량을 측정하기에 아직은 기술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원자량으로 원소들의 순서를 정리한다는 것은 만장일치했지만 그 기준이 되는 원자량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모인김에 당시까지 발견된 60여개의 원소들을 논리에 어긋나지 않게 옳다고 생각되는 원소들의 원자량값이 첫번째로 발표됩니다. 그러나 1860년에 모인 이 학회를 시작으로 원소정리 작업은 급속도로 빨라지게 됩니다. 베귀에 드 샹쿠르투아라는 프랑스 지질학자가 학회가 열린 후 2년 뒤인 1892년에 원자량이 16 커질때마다(즉 원자번호가 8씩 커질때 마다) 비슷한 성질을 가진 원소들이 배치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진1. 주기율표 등장 전 베귀에의 원소 특성비교표>


베귀에씨는 사진1과 같이 원소들을 정리하고 보니 원자번호가 8차이 날때마다 같은 성질을 갖는다고 하여 음계 1옥타브(8도 음정)과 유사하다는 것에 착안하여 옥타브 규칙(Law of Octaves)이라고 명하였으나 사진1에서 보다시피 원자번호가 20이 넘어가면 이 규칙으로는 잘 맞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역사에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렇게 제1회 국제화학회의의 약발은 떨어져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번뜩이는 직관력을 보여주며 등장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오늘의 주인공 러시아의 드미트리 멘델레예프(Dmitri Ivanovich Mendeleev)의 주기율표입니다. 베귀에가 발표한 원소 특성표를 하나씩 뜯어 같은 성질끼리 한 열로 배치하니 마치 달력같이 이쁜 표가 완성된 것입니다. 


물론 멘델레예프말고도 당시에는 베귀에처럼 원소를 나름의 기준으로 정리하는 방식들이 다수 발표되었지만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가 대단한 점은 성질이 비슷한 원소는 원소대로 묶이고 또 당시로써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들의 존재와 성질까지 예언할 수 있는 진정한 화학 예언표였기 때문입니다.



<사진2.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 발표 당시 채워진 주기율표>


당시에는 사진2의 주기율표대로 아직 채워야할 주기율표의 빈곳이 많이 남아있었고, 심지어 지금은 똑똑한 초등학생도 아는 비활성기체들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던 시대입니다. 그와중에 그는 주기율표의 빈곳에 채워질 원소들을 예언하였고 그 이름과 현재의 이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21번 에카붕소(EkaBoron) > 스칸듐 (Sc, Scandium) 

31번 에카알루미늄(EkaAluminium) > 갈륨(Ga, Gallium)

32번 에카실리콘(EkaSilicon) > 게르마늄(Ge, Germanium)

43번 에카망가니즈(EkaManganese) > 테크네튬(Tc, Technetium)


그가 살아생전에 테크네튬의 존재는 보지 못하였지만 나머지 스칸듐, 갈륨, 게르마늄의 존재는 자신이 예언한 대로 거의 비슷한 물리적 특성을 지닌 원소들이라는 것을 확인했으니 참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위인임에 틀림없습니다. 멘델레예프는 최초에 공개한 주기율표에서는 위 네가지를 예측했지만 이 후에도 토륨(Thorium), 우라늄(Uranium), 프로트악티늄(Protactium)의 존재도 예측하는 등 실로 화학계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만약 멘델레예프가 러시아 사람이 아닌 당시 화학의 주류국가였던 프랑스나 독일 같은 서구권 사람이었으면 아마 화학의 아버지라는 별명이 붙어 있었을 겁니다. 그의 사후에도 주기율표는 계속채워졌으며 현재까지도 그가 제시한 주기율표의 규칙에 큰 변화 없이 현재까지도 화학입문자부터 전문가들까지 두루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음편에서는 주기율표 읽는 법을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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