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사롭지 않은 노치 디자인의 흐름
애플의 신작 아이폰X에 적용된 M자 탈모 디자인으로 유명한 노치 디스플레이. 지금은 조금 이슈가 덜하긴 하지만 2017년 하반기의 가장 큰 세간의 화제였습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큰손인 애플이 들고나온 최상위 플래그쉽 모델에 적용된 디스플레이였기 때문입니다. 출시 전 유출된 디자인만으로 놀림감의 대상이었습니다. 삼성은 갤럭시S9을 출시하면서 대놓고 노치 디자인을 조롱하는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폰X가 출시된지 이제 막 5개월이 지난 지금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들이 쏟아져나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왜 노치가 주목받는 것인가
먼저 노치는 무슨 뜻인가? 간단하게 알고 이야기를 시작해 봅시다. 노치(notch)란 길의 양쪽 가장자리라는 뜻을 가졌고, 토목이나 건설 분야에서 부분적으로 만든 요철 따위를 노치라 부릅니다. 그런데 노치라는 말을 마케팅의 일환으로 애플에서 노치 디자인이라는 말을 사용며 주목 받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 9월 12일 아이폰X의 공식 키노트 현장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새 아이폰의 디자인에 대해 의문을 던졌습니다. 키노트 이전에 사전 유출된 정체불명의 이상한 디자인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새로운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렸지만 대부분의 여론은 분명 부정적이었습니다. 왜 사람들은 노치의 디자인에 부정적이었을까요?
일반적으로 디자인은 3가지 요소를 만족해야 좋은 디자인이라 평가 받을 수 있는데 이를 '디자인의 3요소'라 합니다. 바로 기능성, 양질성, 심미성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디자인의 3요소에 대한 인지가 없는 대중들에게도 이 세가지 요소들은 직관이라는 감각으로 개개인들이 무의식적으로 대상의 디자인에 대해 평가를 하게 됩니다.
디자인의 3요소
기능성 : 용도에 맞고 이용과 활용에 불편함을 주지 않아야 함.
양질성 : 적절한 재료가 적용되어 견고하거나 대상의 목적에 맞는 이미지를 반영해야 함.
심미성 : 형태와 색체가 전체적으로 잘 어우러져야 함.
대중들이 노치 디자인을 처음 대면했을 때, 그들은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불편함을 느꼈을 겁니다. 왜냐하면 노치 디자인은 기능성에도 딱히 이점을 제공하지도 않을 것 같아 보이고, 간결함이 상징인 아이폰이 각이 반복적으로 지어있는 복잡함에 심미성에서도 대중의 공감을 얻어 낼 수 없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왜 그런지는 모르더라도 기본적으로 불편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최초의 아이폰은 이 디자인의 3요소를 극도로 잘 해석하고 그에 맞게 마케팅하여 성공한 브랜드 입니다. 스마트폰에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장치를 제외하고는 모두 버려버리기 위해 전면을 터치스크린으로 만들어 버렸고, 한손에 꼭 들어오게 하기 위해 가장 이상적인 크기를 구현하였으며, 모든 기능을 한곳에 어우러지게 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만드는 스마트폰을 둘러싼 금속 테두리, 그리고 가장 간결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형태까지 아이폰의 디자이너 였던 조나단 아이브(Jonathan Ive)는 디자인의 3요소를 잘 활용하였고 또 완벽하게 구현해 냈습니다.
<사진1. 과거의 핸드폰과 스마트폰의 조상 아이폰 그리고 아이폰X의 디자인>
물론 아이폰1의 디자인은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다소 투박해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모든 핸드폰들의 일반적인 디자인이었던 피쳐폰 형태에서 아이폰의 간결함은 다시보기 힘든 충격임에 틀림없습니다. (물론 엘지 프라다폰 등 유사한 형태의 피쳐폰들이 먼저 등장하긴 했지만) 그에 반하여, 아이폰X에서 보여준 노치 디자인은 다른 느낌의 충격입니다.
현재의 스마트폰은 바(Bar) 형태의 본체를 뒤덮는 큰 사이즈의 터치 디스플레이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모두 비슷비슷한 외형을 가졌지만 조금 더 간결하고 같은 스마트폰 크기에 최대한 화면 크기를 크게 하기 위해 베젤을 줄이는 디자인적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추세라면 화면 전체를 모두 화면으로 덮어버리는 디자인이 현재 나올 수 있는 디자인에서는 가장 기능적으로 좋은 디자인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전면에는 셀카용 카메라와 근접센서, 자외선 센서, 통화용 스피커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것이 위치하고 있는 부위는 화면으로 막혀서는 안되는 부위 입니다. 그러다 보니 최대한 화면을 크게 만들면서 필요한 센서 등을 구현하기 위해 노치 디자인이 탄생한 겁니다. 이것이 문제의 모든 발단이 됩니다.
물론 노치 디자인을 적용하면서 정해진 본체 크기 안에서 가장 큰 화면 크기를 구현해냈지만, 무언가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모퉁이가 둘이 생겨버렸고 이 모퉁이 때문에 실제 아이폰X 사용자들은 동영상을 시청할때 상당히 어색한 화면으로 보아야 하고 베젤리스이지만 전면에 홈버튼과 지문인식을 다 들어내었기 때문에 보안인식도 안면인식형태 한가지만 지원하게 바꾸어 버립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기능적 문제점들이 발생하였고,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가격과 맞물려서 기대만큼 충족되지 않는 판매량으로 이어집니다. 노치 디자인은 혹자들이 어떻게 판단할 지는 몰라도 적어도 기술적인 관점에서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전면 풀화면 디자인으로 가는 중간과정에서 나와버린 기술의 한계 때문에 발생한 괴짜 디자인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현상이 최근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이 노치 디자인을 적용한 패널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OLED 뿐만아니라 LCD까지 적용된 아니 LCD 패널이 더 많은 형국입니다.
<사진2. 노치디자인을 적용한 다양한 OLED, LCD 패널들> *출처 : 유비리서치 http://www.ubiresearch.co.kr/
위 사진2는 2018년 4월에 개최된 제 6회 중국기술엑스포(China information technology expo, CITE2018)에서 발표된 중국 업체들의 노치 패널들입니다. BOE에서 유일하게 OLED 패널을 발표하였고 티엔마(Tianma)와 차이나스타(CSOT)는 LCD로 노치 패널을 발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LG에서도 G7을 발표하면서 노치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제품들이 노치를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흐름이 과연 정말 아이폰1에서 보여주었던 바(bar)형태의 디자인처럼 정석처럼 굳어질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애플은 아이폰1 출시 당시 휴대전화 분야에서는 늦은 후발주자였으나 새로운 개념과 디자인으로 세계를 제패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노치 디자인은 스티브 잡스와 조나단 아이브였다면 절대로 그리지 않았을 디자인입니다. 개인적으로 애플제품을 선호하진 않지만 그들의 디자인적인 철학은 누구나와 그렇듯이 동경했었던 사람으로써 참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애플은 이미 세계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엄청난 기업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들이 채용한 기술과 디자인은 서로 앞다투어 적용하였고 그들의 신제품은 경쟁사의 다음제품들에 빠르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디자인적으로 실패에 가까운 노치 디자인 마저 그러한 흐름에 편승하여 후발주자들이 또 따라가는 모양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이 분위기는 마치 우리반에서 제일 이쁜 조보아(개인적으로 광팬^^)가 구멍이 다 뚫긴 거적대기 자켓을 입고 학교에 한번 왔더니 너도나도 거적대기들을 걸치고 활개치고 다니는 모양새와 다를 바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다른 예로는 미식가로 유명인이 똥같은 음식을 맛있다고 칭찬하면 먹으면서 이게 맛있는 건가.. 의문을 품지만 모두가 겉으로는 맛있다고 휘둘리는 것과 매한가지 입니다.
분명 노치디자인은 얼마 가지 않아 사장될 것이고, 미래에 우후죽순으로 쫒아갔던 많은 후발업체들과 함께 흥미있는 흑역사중 하나로 남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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