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수은에 대한 고찰 - 수은이 액체인 이유

Posted by 주인장 남보르
2017.07.31 02:01 교양과학 이야기/개인적인 관심사

수은의 유래


저번에 진공에 대해 포스팅을 하면서 토리첼리 실험내용을 언급하며 수은에 대해 언급을 했었습니다. 수은은 금속원소 중 유일하게 액체상태 아니 정확히는 상온(약25℃)에서 액체상태로 존재하는 특별한 금속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특이한 금속인 수은(Hg, Mercury)에 대해 한번 알아볼 예정입니다. 


수은(水물 수,  銀은 은) 이름이 물같은 은입니다. 화학과 물리에 대하여 지식이 없던 조상님들은 금속의 종류에 대해 구분하기 어려웠고 노란빛의 금속인 금이나 구리가 아니면 사실상 은색 금속들에 대해 정확한 구분이 힘들었을 겁니다. 그래서 은과 같은 빛깔을 보여주지만 물같이 액체처럼 보이는 이 특이한 존재의 이름을 수은이라고 지었습니다.


또한 영어이름인 Mercury는 수성(水星)과 영어이름이 같습니다. 영어권에서는 이 머큐리라는 이름을 그리스 로마신화의 전령의 신인 헤르메스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헤르메스 신은 제우스의 아들로 가지 못하는 곳이 없는 이동과 관련한 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이름이 헤르메스였지만 로마에서는 Mercurius로 불리며 Mercury의 어원이 됩니다. 수성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궤도를 공전하여 고대인들 눈에 사라짐과 나타남을 빠르게 반복하니 우리나라말로 동해번쩍 서해번쩍하는 행성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우스의 아들이자 빠름과 이동의 상징인 머큐리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사진1. 헤르메스신 조각과 그의 상징> *출처 : 네이버 인물백과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수성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오행설에서 유래한 다섯가지 원소 금, 목, 수, 화, 토에서 수를 따와서 수성이라 이름지었을 뿐인데 어쩌다 보니 오행설에서 유래한 수성과 서양에서 부르던 머큐리가 같은 대상을 부르는 이름이 되었고 이 머큐리가 또한 우연찮게 수은을 의미하는 단어이니 수은은 이름자체가 물, 즉 액체와 많은 인연이 있는 금속인것을 볼때 꽤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수은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자 이 액체가 특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액체상태로 존재하는 유일한 금속이라는 사실입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금속의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하면 무엇이 있을까요 한번 정리를 해봅시다.


1. 단단하다.

2. 은빛, 혹은 금빛의 반짝반짝 반사가 잘되는 표면을 갖고있다.

3. 전기가 잘흐른다.

4. 두들기면 모양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5. 용광로에는 들어가야 액체로 변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의 조건들에 대해서는 인정할 겁니다. 그런데 수은의 특징은 이 금속들과는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보기에는 굉장히 이쁘고 동글동글하게 뭉쳐있는 만지고 놀고 싶은 귀여운 액체입니다. 사진상으로만 수은을 보신분들은 뭐가 귀엽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소량의 액체상태의 수은을 손으로 가지고 놀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이 느낌을 백번 이해 하실겁니다. (당연히 절대 따라하시면 안됩니다....;;)




<사진2. 수은(Hg)의 모습과 물리적 특징>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수은이 액체인 이유!


그러면 수은은 무엇이 다르길래 수많은 금속들 중 유일하게 액체상태를 보이는 금속이 될 수 있던걸까요?? 이 이유에 대하여 알아보려면 먼저 금속이 금속이라는 특징을 가지게 되는 원리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금속은 다들 아시다시피 금속 원자가 있고, 이 금속 원자 사이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이름도 자유로운 자유전자들에 의해 모든 원자가 공유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든 자식들을 누가 부모인지 알수없는 상태로 공동체에서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금속이 아닌 내 전자와 니 전자의 개념이 확실한 다른 원자들이 보기에는 정말 야만스러운 존재들이겠지만 어쨋든간에 금속이라는 존재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니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사진3. 금속의 자유전자의 숫자에 따른 결합력차이>



그러면 금속원자 입장에서 생각해봅시다. 같은 금속원자들끼리는 사실 별로 안면식도 없고 다같이 양의 성질을 가졌기 때문에 반발력이 작용합니다. 자유전자라는 공동의 책임을 지어야하는 존재들이 없다면 따로따로 조용히 살고 싶어하는 녀석들이라는 것이죠. 그래서 금속은 자유전자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서로 강하게 붙들려서 강한 결속력을 보여줍니다. 반대로 자유전자들의 숫자가 작으면 기회만 되면 서로 갈라져서 자유롭게 살려고 합니다.


그러면 금속원자들이 강한 결속력을 보여준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 할까요?? 이들을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 즉, 액체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에너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열에너지입니다. 따라서 자유전자가 많은 금속일 수록 녹는점이 높습니다. 반대로 자유전자의 숫자가 작은 금속은 녹는점이 낮을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러면 이 같은 논리라면 수은은 자유전자의 숫자가 매우 작아야함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 예측이 사실일지 한번 알아봅시다. 금속의 자유전자 수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원자궤도를 그려보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일반화학의 원자모형까지 공부했던 사람들이라면 모두 잘 알고 있는 방법이겠지만 중학생이나 아니면 전혀 과학과 관련이 없이 살아오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원리를 소개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원자핵의 크기에 따라 궤도라고 불리는 전자가 지낼 수 있는 에너지적인 방을 갖고 있습니다. 즉, 원자핵이 크면(양성자 숫자가 많으면) 전자가 지낼 수 있는 방인 궤도의 숫자가 늘어나게 됩니다. 원자번호가 즉 원자핵의 크기를 말합니다. 원자번호가 1번이면 양성자의 숫자가 1개이고 50번이면 양성자의 숫자가 50개가 됩니다. 원자는 전기적으로 중성이어야 하기 때문에 양성자의 숫자에 따라 같은 숫자의 전자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림으로써 이해를 하고 넘어가도록 합시다.





<사진4. 원자궤도>



사진4를 간단히 이해하고 넘어가보도록 합시다. 원자핵이 커질수록 즉, 양성자수가 커질 수록 중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자가 많이 필요해지는데 전자의 개수가 마구잡이로 늘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일련의 규칙을 갖고 배치되게 됩니다. 궤도는 방단위로 늘어나게 됩는데 처음 K껍질의 S궤도라 불리는 1s 궤도에는 전자가 두개 들어가면 모든 배치가 끝나게 됩니다. 밑으로 내려가서 L껍질은 P궤도까지 점유할 수 있는데 P궤도는 방이 세개따리 건물이기 때문에 전자가 6개가 모두 채워져야 배치가 끝나고 안정한 상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전자가 하나하나씩 채워지게 되는 것인데 원자번호가 작은 수소나 헬륨은 금방 전자를 채워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조금씩 원자번호가 커질 수록 복잡해지는데 우리가 알고 싶은 수은은 원자번호가 무려.... 80번입니다. 즉 전자를 80개나 위 그림에 채워 넣어야됩니다... 조금 노가다가 필요하겠지만 한번 해봅시다.




<사진5. 수소, 헬륨, 리튬, 마그네슘 그리고 수은의 원자궤도와 전자 배치상태>



사진5.를 보시면 간단한 원자인 수소나 헬륨, 리튬의 전자배치 상태를 나타내 보았고 연습삼아 비교적 큰 원자번호를 갖는 마그네슘을 예로 이해를 도와 보았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알고 싶은 수은의 원자배치 상태를 보면 음... 뭔가 빼곡히 차있군요. 그런데 이상한 상황이 있습니다. 5f궤도의 전자를 다 채우지도 않았는데 6s에 전자 2개가 차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껍질 번호가 올라가더라도 5f보다는 6s가 더 에너지적으로 안정한 에너지 이기 때문에 전자들이 6s를 먼저 채우고 5f를 나중에 채우게 됩니다. 그래서 수은의 경우도 5d를 모두 채우고 6s를 채우면 전자배치가 끝나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전자배치를 끝내고 보니 궤도들을 보면 전자들이 모두 꽉꽉 들어찬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전자들이 안정하게 모두 배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의 전자인 자유전자들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알아본대로 자유전자 수가 적으니 수은원자들 사이는 좋을리가 만무하고 굉장히 낮은 온도인 -25에서부터 액체로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이해를 돕기위해 반대로 녹는점이 가장 높은 금속인 텅스텐의 전자배치 상태를 한번 비교해보고 마무리 해보도록 합시다.




<사진6. 텅스텐의 전자배치>



사진6.을 보면 텅스텐의 전자배치가 나와 있습니다. 녹는점이 -25℃인 수은에 비해 텅스텐은 녹는점이 무려 3410입니다. 철이 약 1500℃에서 녹으니 텅스텐이 얼마나 녹는점이 높은 금속인지 대충 감이 잡히실 겁니다. 이 텅스텐의 전자배치를 보니 5d에 전자들이 4개 밖에 채워있지 않은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 4개의 전자는 자기 방을 모두 채워 있지 않으니 불안정한 상태가 되고 안정하지 못하니 굉장히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유전자가 많아지게 되니 텅스텐 원자들간의 결합력이 올라가게 되어 녹는점이 굉장히 올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도 뜬금없는 주제인 수은에 대해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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