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이야기/OLED 알아봅시다

7. OLED의 역사 (3) - 인광소자 개발

남보르 2017. 5. 25.

지난번 포스팅에서는 OLED의 역사적인 사건중 도핑소자 개발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간단히 정리를 해보자면 OLED의 역사 (1)에서 언급된 최초의 OLED 소자가 제작되고 발표된 사건은 분명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했지만 발광특성이 기존의 형광등이나 심지어 백열들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아 저런것도 가능하구나' 정도의 의미 이상을 갖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OLED의 역사 (2)에서 다룬 도핑소자의 개발은 낮은 효율의 한계를 보여주었던 OLED가 상당히 개선된 효율을 보여줌으로써 발광장치로써의 가능성을 열어준 사건이었습니다.

 

오늘은 그러면 어떠한 사건이 또 언급될까요 다시한번 OLED 개발역사에 있어 중요한 11가지 사건을 열거해봅시다.

 

 

1. 1965년 : 안트라센(Anthracene) 단결정에서 발광현상 발견 (RCA社, W.Helfirich, et al.)

2. 1982년 : 안트라센 박막을 진공증착을 통해 제작하여 발광소자 제작 (제록스社, PS Vincett, et al.)

3. 1987년 : Alq3(tris-(8-hydroxyquinoline)aluminium)과 diamine을 사용한 다층 박막 발광소자 제작 (코닥社 C.W.Tang, et al.)

4. 1989년 : Alq3와 DCM(diyanomethylene-4H-pyran) 도핑기술을 활용한 발광소자 효율 증가 (코닥社, C.W.Tang, et al.)

5. 1997년 : LiF 박막을 유기막과 전극 사이에 삽입하여 효율증가 (코닥社, C.W. Tang, et al.)

6. 1997년 : 차량용 오디오에 적용된 최초의 PM-OLED 패널 탑재 제품 출시 (파이오니아社)

7. 1999년 : 인광발광체를 사용한 인광소자 제작 (프린스턴大, Stephen R. Forrest)

8. 2003년 : 최초의 AM-OLED 패널 적용 제품 출시 (SKD社)

9. 2003년 : Tandem 구조 OLED 개념 최초 도입 (야마가타大, Junji Kido)

10. 2005년 : TADF(Thermal Activated Delayed Florescent) 소자 제작 (규슈大, Chihaya Adachi)

11. 2015년 : Hyper Fluorescence 소자 제작 (규슈大, Chihaya Adachi)

 

3, 4번 사건은 정리를 완료했고 그 다음 중요한 사건으로는 7. 1999년 : 인광발광체를 사용한 인광소자 제작이군요. 그렇습니다. 오늘 정리할 OLED 이야기는 인광소자의 개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7. 1999년 : 인광발광체를 사용한 인광소자제작

 

1999년 때는 바야흐로 세기말의 암울한 시대. 심지어 우리나라는 IMF라는 거대한 사건이 터져 너무나도 큰 경제적, 사회적 파장이 컷던 혼란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외딴 저 멀리 미국땅의 프린스턴대학교의 스티븐 포레스트(Stephen R.Forrest)교수팀의 실험실에서는 정말이지 획기적인 발명품하나가 탄생합니다. 바로 인광발광체 다른말로 인광도판트 재료가 개발된 것이지요.

 

1987년 Tang 박사의 최초 OLED소자는 형광발광 소자였고, 인광발광현상에 대한 내용이 이미 그당시 언급되었고 그 중요성 또한 강조를 했지만, 정작 유기물로 인광발광을 구현해낼 기술과 이론은 전혀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12년이 흘러 1999년이 되서야 포레스트 교수가 드디어 이 인광발광 기술을 구현해 냅니다. 

 

그렇다면 형광과 인광이 무엇이고 어떠한 발광 매카니즘이길래 똑같이 빛이 나는 현상을 구분하며 왜 인광기술이 OLED에서 구현되기 조금 더 어려웠는지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1. 형광(Fluorescence)와 인광(Phosphorescence) 개념 모식도>

 

 

위 사진1.은 형광과 인광 발광 매카니즘에 대해 정말 초간단하게 묘사한 모식도입니다. 사진1.을 보면 일단 형광, 인광, 계간전이, 그리고 S0, S1, T1의 용어가 보이는 군요. 창을 닫지마세요. 왜냐하면 이번시간은 OLED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니 위 사진1.의 내용은 깊게 설명하지 않고 본래 목적에 맞게 인광소자 개발의 중요한 점에 대해 정리할 것이지만!!

 

그래도 이왕 이렇게된거 각 용어에 대해 조금은 알고 넘어가면, 나중에 또 자세한 포스팅에서 만나게되면 더 반가울 겁니다. 일단 S0(Singlet state 0)부터 설명을 시작해보죠. S0는 분자내에 전자가 존재할 수 있는 에너지 중 가장 안정한 에너지 레벨을 의미 합니다. 일반적으로, ground state, 바닥상태라고 표현합니다. 외부에서 분자에 그 어떤 에너지도 가하지 않는다면 가장 안정한 상태인 S0에 전자들이 꼼짝없이 점유하고 그 상태를 바꾸려 하지 않을겁니다.

 

그러나 외부에서 광(photo)에너지나 큰 열에너지 혹은 전기적 에너지가 가해지면 S0에 안정하게 점유되어 있던 전자가 S1(Singlet state 1)으로 들뜨는(excited)되는 현상이 발생됩니다. 이 들뜸현상은 전자의 에너지가 커지는 상태를 의미 하기 때문에 S0보다 위에 놓이도록 그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에너지를 얻은 S1에 점유되어 있는 전자는 그 후에 어떻게 될까요?

 

이 전자는 비록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높은 에너지 상태로 올라갔지만 자신이 있어야할 곳은 S0임을 잘 알기에 들뜸과 거의 동시에 (10E-9~10E-7 second, 굉장히 짧은 시간이지만 미시적관점에서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과는 다른 스케일을 가지므로) 다시 S0로 에너지 상태가 안정하게 내려오게 됩니다.

 

이때! 이 S1에서 S0로 다시 에너지가 안정한 상태로 가면서 이 여분의 에너지를 방사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발광(emission)현상이라 부르고 사진1.에서 그려진대로 S1에너지 상태에서 S0로 안정화되며 발광하는 현상을 형광이라 부르고 S1보다 더 낮은 에너지 상태이긴 하지만 또 다른 들뜬 상태인 T1(triplet state 1)에서 전자가 S0로 에너지가 안정화되면 이 현상을 인광이라고 부릅니다.

 

아래는 형광과 인광이 일어나는 시간을 비교해보았습니다.

 

형광(Fluorescence)       : S1 > S0 (10E-9 ~ 10E-7 sec)

인광(Phosphorescence) : T1 > S0 (10E-3 ~ 10E+2 sec)

 

똑같은 에너지 안정화 단계를 거치지만 상당히 시간차이가 많이 나는 것을 알수 있지요? 그 말은 물리적으로 자연상태에서 인광현상이 더 일어나기 어려운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인광은 자연적으로 발생되기 어려울까요??

 

일반적으로 유기화합물의 S0과 T1의 에너지차이 즉 T1에너지 절대값은 1eV(일렉트론볼트, 1eV는 한개의 전자가 1V를 통과할때 필요한 에너지값인데 그냥 에너지 단위라고 가볍게 생각하자.) 내외로 이 정도의 낮은 에너지는 가시광영역에 해당하지 않고 적외선 영역에 해당하므로 발광이 되더라도 우리눈으로 인식을 할 수 없습니다.

 

만약 T1 값이 충분히 커서 가시광영역의 에너지를 갖는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T1으로 전자가 존재하려면 S1으로 들뜬 전자가 사진1.의 계간전이라 불리는 S1 > T1으로의 에너지 안정화를 거쳐야 T1에 전자가 존재하게 되는데 이 계간전이현상은 물리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유기분자 내에서는 잘 일어나지가 않습니다. 

 

왜 금지되어 있는지는 차후 설명하기로하고 그렇다면 우리는 인광발광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계간전이라는 현상이 잘 일어나게 해야된다는 것을 알았는데 일반적인 유기물의 구성 원소인 C, H, O, N 등의 원소로 이루어진 유기분자로는 이 계간전이를 쉽게 한다는 것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포레스트 박사 연구팀은 Pt(백금), Ir(이리듐), Os(오스뮴) 등 무거운 금속 원소를 핵으로 사용하여 유기작용기(리간드)를 핵에 붙이는 형태의 유기금속화합물을 제작하여 이 계간전이 현상이 쉽게 일어날 수 있도록 분자구조를 고안하였고 인광발광에도 성공하였습니다.

 

 

 

<사진2. 일중항(Singlet)과 삼중항(triplet) 상태의 spin 상태 모식도>

 

 

그러면 어짜피 발광은 발광인데 인광 발광이 왜 OLED에서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 위 사진2.를 보고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전자는 기본적으로 스핀이라는 물리량을 갖습니다. 이를 스핀양자수(spin quantum number, Ms)라 불리며 이는 전자의 각 운동량을 말하는데 우리는 그냥 간단히 '위 아래 방향을 갖고 회전하는 전자의 상태의 표현'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팽이를 회전시키면 땅위로 힘을 받아 팽이가 계속 서있는 현상이 적절한 예입니다. 회전하는 팽이는 지면 윗 방향으로 운동량을 갖기 때문에 쓰러지지 않게 되는데 전자도 이렇게 운동량을 갖습니다. 

 

사진2. 에서 언급된 용어 중 일중항과 삼중항이 있는데요 위에서 언급되었던 S1의 singlet state와 T1의 triplet state가 여기 이 일중항과 삼중항을 뜻합니다. 그래서 일중항상태는 분자의 최외각껍질의 같은 방(같은 자기양자수를 갖는) 두개의 전자의 운동량이 완전히 반대여서 서로의 힘을 상쇄하는 상태를 일중항, 운동량이 같은 방향을 갖는 상태가 사진2.와 같이 오른쪽 세가지 경우를 갖기 때문에 삼중항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당연히 4개의 회전상태 중 3개가 삼중항상태이므로 들뜬상태를 유지하는 전자는 삼중항 상태를 가질 확률이 높게 됩니다. S1만을 이용하는 형광은 4개의 회전상태 중 1개만 사용가능한 것이지요. 그래서 이러한 물리적인 비율을 내부양자효율이라고 하는데 형광과 인광의 내부 양자효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형광 내부양자효율 : ~25%

인광 내부양자효율 : ~100%

 

이렇게 일중항과 삼중항은 1:3의 비율로 생성되는데 형광OLED 소자의 경우 일중항만 빛 에너지로 나오기 때문에 25%(1/4)만 발광할 수 있으나, 인광OLED 소자의 경우 삼중항까지 모두 빛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에 100%의 내부 양자효율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발광효율관점에서 인광OLED의 개발이 꼭 필요했던것입니다.

 

이러한 물리적특징때문에 인광재료개발은 형광재료보다 실제 OLED 소자에 적용해서도 훨씬높은 효율을 보여주기 때문에 OLED가 기존에 존재하던 발광방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준 핵심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전기발광 현상을 이용한 장치들의 효율을 비교해보겠습니다.

 

 

<표1. 전기발광 장치들의 효율비교 *출처 : 유비산업리서치>

 

 

위 표1.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OLED가 주요 광원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최소 형광등의 50lm/W의 효율을 넘어서야만 광원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는 상황이었는데 인광OLED개발 전의 형광 OLED 소자는 20lm/W의 효율을 넘기 힘들었으므로 만약 인광 OLED가 개발되지 못했다면 OLED는 다른 광원들에 비해 전혀 개선점을 찾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Tang박사가 OLED의 가능성이라는 물꼬를 터트렸다면, 인광재료를 개발한 Forrest 교수는 OLED소자의 개발 목적지가 어디까지 될 것인가 이정표를 세어준 인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현재까지도 인광발광재료는 모든 OLED디스플레이, 조명 장치들에 사용되고 있을 만큼 핵심적인 소재라 할 수 있고, 현재 Forrest 교수가 창립한 UDC(Universal Display Corporation)은 인광 발광재료 시장을 세계에서 독점하고 있으며, 인광재료 특성상 유기금속분자의 핵으로 사용되는 희귀금속원자들(Pt, Ir 등)이 굉장히 고가이다 보니 인광재료 자체도 고가로 형성될 수 밖에 없고 이를 합성할 노하우와 특허는 모두 UDC가 독점하고 있으므로 로열티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므로 한동안은 계속 인광소재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인광 발광소자를 대체 할것으로 보이는 발광기술인(TADF, Thermal Activited Delayed Fluorescence)가 등장했으나 아직 상용화의 길은 멀어 보입니다.

 

다음시간에는 드디어 OLED의 역사 마지막 글이 올라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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