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디스플레이를 위한 도전
갤럭시 라운드(Galaxy Round)를 기억하시는 분들 혹시 계신가요? 2013년 10월 10일에 출시된 아마 비교적 많은 대중들이 기억하는 플렉서블 기판을 사용한 최초의 스마트폰이지 않을 까 싶습니다. 플렉서블 기판을 사용하여 디스플레이가 굴곡져 있었으므로 이름도 갤럭시 라운드라 명명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엘지에서 발표된 플렉서블 기판을 스마트폰인 엘지 G플렉스(LG G-PLEX)가 있었으며 갤럭시 라운드보다 살짝늦은 11월 12일에 출시되었습니다. 사실 기판재료 입장에서는 휘어지는 재료들은 모두 플렉서블 기판이라 부르지만 당시에 완성된 소자는 유저 마음대로 휘지 못하기 때문에 커브드(Curved) 스마트폰이라 명명되어 불러졌습니다. 그 이후 빠르게 플렉서블 스마트폰들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시장반응은 아주 차가웠습니다.
아직은 낯설은.. 그러나 꼭 도달해야 하는 목적지
갤럭시 라운드와 G플렉스가 시장의 차가운 반응에 서서히 사라졌고, 소비자들도 굳이 휘어진 화면을 가진 커브드 스마트폰을 반기지 않았습니다. 이유인 즉슨,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는 굴곡진 디스플레이가 주는 장점은 "글쎄? 이걸 굳이..." 라는 반응을 이끌어냈고, 책상 등에 안정감 있게 놓이지 않으면서 파손의 위험까지 갖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제품이었습니다. 그렇게 플렉서블 제품들은 시장의 문을 조금 두드리다가 사라지는 듯 보였습니다.
<사진1. 초창기 플렉서블 기판으로 제작되었지만 엄밀히는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채택된 초기 스마트폰들>
그러나 이후 일년뒤 삼성에서 새로운 개념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가진 갤럭시 노트 앳지(Galaxy note edge)를 출시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파격적인 디자인이었고 앳지부분에만 적용되는 기능들을 선보였기 때문에 상당히 주목 받았던 제품입니다. 갤럭시 노트 앳지를 시작으로 현재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9과 S9+ 이 앳지형태의 디스플레이가 널리 쓰이고 있으니 그래도 이제는 어느정도 플렉서블 기판이 우리 실생활의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사진1에서 보여드린 세 제품을 포함한 갤럭시 S9까지의 제품들까지 모두 포함하여도 진정한 플렉서블 기판을 적용한 것은 엘지 G-플렉스가 유일합니다. 갤럭시 라운드나 갤럭시 시리즈들은 모두 플렉서블이라기 보다는 글래스로 된 경질기판(Rigid substrate)을 고온처리하여 구부리는 밴딩(Banding)작업으로 제작된 커브드 디스플레이들입니다.
엘지 G-플렉시는 길게 굽은 모양을 일자로 핀 상태로 깔고 앉아도 원래대로 잘 복원되는 플렉서블의 특징을 잘보여주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의 디스플레이 제품들도 이러한 형태에서 만족하게 될까요? 절대 아닙니다. 지금은 최신 스마트폰이라고 불리는 갤럭시 S9도 결국 자유자재로 휘어질 미래의 스마트폰들에 비하면 시험작들에 불과하게 될겁니다.
삼성 디스플레이와 엘지 디스플레이에서는 플렉서블 기판을 적용한 다양한 시제품들을 이미 선보였습니다. 시제품들의 수준은 상당한 수준의 것들이어서 금방 모든 제품들이 플렉서블 기판 제품들이 적용될 줄만 알았습니다. 사실 2013년 3월 기사들을 보면 "삼성 갤럭시 노트3는 '깨지지 않는' 스마트폰-9월께 공개"라고 당당히 내걸고 CES2013에서는 'Youm' 이라는 이름으로 직접 시연까지 여는 등 삼성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대한 행보는 거침없고 자신만만했습니다.
<사진2. 2013년 1월 CES2013에서 발표된 삼성 'Youm' 플렉서블 디스플레기와 이를 적용한 컨셉 영상>
그러나 여기까지였습니다. 벌써 5년이 지났고, 갤럭시 노트3에 적용된다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갤럭시 노트9이 나올 차례가 되었지만 아직도 소식이 없이 깜깜합니다. 왜 그들은 수많은 장점을 지니고 출시만 된다면 시장을 제패해버릴만한 파급력을 보여줄 이 제품들을 왜 출시하지 않고 플렉서블 스마트폰 제품들을 오히려 기억에서 꺼내야만 하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일까요.
먼저 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해야하는 것일까요? 인터넷 상의 반응을 보면 '그거 휘어져봤자 뭐에다 써먹어', '제품가격 올리기 위한 꼼수다', '앳지도 불편해서 죽겠다'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러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갖게 됩니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장점
1. 깨지지 않음
2. 가벼움
3. 디자인
일단 플렉서블 기판재료는 플라스틱으로 만들기 때문에 유리처럼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충격으로 깨지는 일이 없습니다. 가위나 칼로 자르지 않는 이상 사실상 깨지는일은 불가능합니다. 그로 인한 소비자 만족도는 상당한 수준으로 다가올것 같습니다.
그리고 유리가 아니기 때문에 훨씬 얇고 가볍습니다. 유리는 깨지지 않기 위한 기본적으로 가져야할 두께가 있고, 이 때문에 생기는 두께의 한계가 있게 되며 무게 또한 무거워지게 됩니다. 그러나 플라스틱 기판재료를 사용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파손이 두께와 큰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얇게 만들 수 있고 재료 자체도 가볍운데다 두께도 얇기 때문에 상당히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장점으로는 디자인으로 사진2의 영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시가만한 본체에 둘둘말아서 휴대할 수도 있고 두개를 펼쳐 테블릿만한 크기로 사용하다가 반만 접어서 일반 스마트폰 크기의 창으로 이용할 수도 있는 등 디자인과 이용성에 엄청난 혁신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위 조건들만 보면 이렇게 만든 제품들은 정말 꿈의 제품들일 것 같지만 플렉서블 기판 재료들이 요구하는 특성들이 또 만만치 않기 때문에 섣불리 시제품 수준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을 때는 갤럭시 노트7 때의 배터리 폭발 게이트와 맞먹는 새로 큰 사건이 될 것입니다. 그럼 현재의 기판 재료들이 어떠한 요구사항들을 충족시키기 어려운지 한번 정리해 봅시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의 단점
1. 수분 & 산소 투과율
2. 표면경도
3. 물리적 스트레스 저항
기본적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는 OLED로 제작하게 됩니다. 현재까지 나온 어떠한 기술보다도 플렉서블에 잘맞는 디스플레이 방식이 OLED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OLED는 기본적으로 유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분과 산소에 아주 민감한데 기판재료가 수분과 산소를 효과적으로 차단해 주지 않으면 제품 수명을 보장할 수 없게 됩니다.
혹시 예전에 초기 터치 피쳐폰들을 사용하셨던 분들 계시나요? 당시에는 지금처럼 정전식 방식이 아닌 압전식 방식이라 화면을 스치면 좌표를 인식하는 것이 아닌 힘으로 조금 눌러야만 좌표를 인식해서 작동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화면이 눌려져야했기 때문에 플라스틱 화면이었는데 사용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표면에 스크레치가 심하게 생겨 나중에는 화면이 잘보이지 않을 정도로 경도가 약했습니다. 당연히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던 문제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반복적으로 계속 구부리고 피고를 반복하면 재료에 스트레스가 가해지게 되는데 자주 접히는 부분은 당연히 쉽게 파손될 가능성이 매우매우매우 큽니다. 이 부분은 내구성을 확보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이러한 세세한 조건들을 모두 만족할만한 기판재료를 연구를 통해 생산하는 일들이 정말 힘든 일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자신있게 시장에 들이밀만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가진 제품들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국 위 단점 세가지는 극복하기 힘든 문제이기도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을 개선하기만 하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가지는 장점이 엄청나기 때문에 결국 언젠가는 극복해서 진정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가지는 다양한 제품들이 우리의 생활을 좀 더 편하게 이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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