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과학 이야기/개인적인 관심사

5. 원소(Element)에 대한 역사이야기

남보르 2018. 3. 29.

"땅, 불, 바람, 물, 마음 다섯가지 힘을 하나로 모으면!"

어릴적 참 좋아했었던 "캡틴 플래닛"의 주제가 중 킬링파트인 후렴구입니다. 너무 아재 티가 납니까? 제가 86년생인데 슬슬 사회에서도 아저씨 취급을 받다보면 순수했던 90년대가 참 그립습니다. 마냥 꼬맹이던 그때는 캡틴 플래닛의 주제인 이 땅, 불, 바람, 물이라는 것이 그렇게 특별한 의미인줄 모르고 이 후렴구를 많이도 부르고 다니곤 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입에 착 붙는거 보면 주제가 작사작곡하신 분에게 그래미상이라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이 땅, 불, 바람, 물이 세계의 전부라고 알려졌던 원소(Element)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4원소설부터 돌턴까지 만물의 근원에 대한 궁금증을 풀다.

"원소(Element)"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이 익숙한 단어의 정확한 정의는 무엇일까요. 현대에 이르러서 원소의 정의는 "화학적 방법을 통해서는 더 이상 분해 되지 않는 순수한 물질"이라고 합니다. 정의를 잘 살펴보면 '화학적 방법을 통해서 분해되지 않는' 이라는 단서가 붙어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원소에 대한 정의는 과거에 물질을 쪼개고 쪼개서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의 구성단위가 원소였습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 원소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양성자는 쿼크와 종류도 너무나 다양한 미립자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중학생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화학적 방법으로는 원자핵을 따로 분리해낼 방법이 없습니다. 


화학적 방법이란 물질의 성질을 이용하여 분리, 합성, 반응 시키는 과정이므로 물질의 성질을 띄지 않는 원소 이전 단계의 존재들을 얻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원소의 정의를 다르게 정리하면 "물질의 성질을 띄는 가장 작은 근본물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1. 캡틴플래닛의 다섯 영웅들!! ... 사실 내용조차 기억이 나질 않는다..>



과거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의무교육을 받지 못하고 외딴 오지에서 친구들과 가재만 잡고 컷다고 가정해 봅시다. 우리는 물질을 쪼개고 쪼개면 무엇이 될지 어떠한 상상을 했을까요? 저라면 음.... 생각을 해봐도 이미 배운 지식의 굴레에서 크게 벗어나기가 힘들것 같습니다. 이렇게 무지한 상태로 가정을 한다면 과거 사람들이 이 원소라는 개념을 어떻게 생각했을지 그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될것도 같습니다.


이러한 자연현상에 대해 활발히 의문을 가지고 토의하고 연구하고 기록했던 시절이 고대 그리스였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자연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해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그 중 원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답을 구하려 했던 사람이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탈레스(B.C. 624 ~ B.C. 546)입니다. 처음으로 원소에 대해 의문을 품었던 이 위인은 만물의 근원이 "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바다 위에 떠 있으니 결국 물에서 부터 모든 것이 존재해 왔다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그 다음은 아낙시메네스(B.C. 585 ~ B.C. 525)인데 그는 또 만물의 근원이 "공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가 공기라고 주장한 근거는 모든 사람이 공기를 통해서만 호흡이 가능하고 눈에 보이지 않으므로 이 보이지 않는 존재로 부터 모든 것이 생겨난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다른 고대 그리스 철학자로 헤라클레이토스(B.C. 535 ~ B.C. 475)는 만물의 근원이 "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만물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물이나 공기와 같이 실재함을 느낄 수 있는 존재는 언젠가는 변화한다고 생각 했기 때문에 자체로써 끊임없이 변화하고 사라지기도 하며 화산처럼 무섭게도 타오르는 불이 물질의 근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원소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발전하여 드디어 엠페도클레스(B.C. 490 ~ B.C. 430)는 모든 물질이 물, 불, 공기, 흙 이 네가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4원소설"을 처음으로 주장했습니다. 지금에서야 이 주장은 황당하지만 당시에는 대 학자인 플라톤과 그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지를 받는 등 너무나 그럴듯해 보이는 주장이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4원소설에 살을 붙여서 네 물질의 각각의 성질인 습함, 따뜻함, 건조함, 차가움의 조합이 더해져서 만물을 이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리스트텔레스 까지도 원소의 개념은 만물의 근원 즉, 이것들로 부터 파생되어 만들어질 수 있는 재료의 개념에서 원소를 설명했던것이지 물질을 쪼개는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데모크리토스라는 인물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 사람은 물질을 계속 쪼개어 나가면 더 이상 쪼개어질 수 없는 입자가 되며 이 것을 원자라 하며 "원자설"을 주장했습니다. 이는 현대의 원자론과 상당히 유사했지만 당시에 너무나 저명했던 인물인 아리스토텔레스의 그늘에 가려져서 20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인류, 아니 정확하게는 서양에서는 4원소설을 정론으로 택하고 있었습니다.


그 긴시간이 흐르고서야 19세기가 되어 화학이라는 분야가 꽃을 피우며, 보일, 라부아지에 등이 실험을 거쳐 4원소설이 단지 지금으로 말하는 그들만의 뇌피셜(아재들을 위한 설명 : 뇌에서 나온 오피셜 즉, 자신만의 생각)임을 알게되었습니다. 


그 후 돌턴이 드디어 원자론을 발표하면서 많은 실험들이 이 이론을 뒷바침 함으로써 4원소설은 그렇게 실체가 밝혀지고 과거 지식의 유물이 되었습니다. 원소의 과거를 들여다보면 고작 200년 전에만 하더라도 인간의 지식 수준이 극히 원시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있습니다. 인류의 조상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300~400만년전에 등장했다고 하니 존재의 시간으로 따지면 0.005%의 찰나의 시간동안 그 동안 존재했던 시간이 무색할 만큼의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지식은 선형으로 쌓여가지 않습니다. 누적된 지식은 기하급수적으로 쌓이고 이 속도는 컴퓨터의 발달로 더욱 빨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200년의 기술의 발전은 최근까지의 200년의 발전이 지난 300만년만큼 무색해 보일 것 입니다. 그러면 그 때의 원소에 대한 정의는 또 사뭇 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뤽 배송의 명작 "제5원소"에서 땅, 불, 바람, 물보다 중요한 것은 사랑이었습니다.('뤽 베송은 캡틴플래닛의 광팬이었음에 틀림없다. 땅, 불, 바람, 물, 마음이라니...') 그렇습니다. 물질적인 모든것들이 변하더라도 사랑 즉, 인간의 마음이 곧 모든것의 근원인것이지요. 오늘도 건강함에 감사하고 내가 보는 모든것들을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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