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이야기/OLED 이슈들

15. 번인의 원인 OLED 수명문제 해결 가능할까? (1) - 원인

남보르 2018. 5. 15.


번인이 무엇인지 잘모르신다면 아래 이전 포스팅을 먼저 보고오시길 추천합니다.

아몰레드 번인에 대해 알아보자 (1) - 정의편[각주:1]

아몰레드 번인에 대해 알아보자 (2) - 현상편[각주:2]


사람이나 동물이나 유기물이나 죽게 되는 이유가 있다.

사람동물 그리고 OLED 이 세가지 아무런 관련도 없어보이는 것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모두다 유기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위 두가지 번인 특집에서 알아본대로 유기물이란 탄소사슬로 이루어진 탄소화합물을 유기물이라 하며, 우리 몸을 이루는 대부분의 구성성분은 유기물 형태로 구성됩니다. 동물은 물론 식물도 마찬가지로 생명체는 다양한 유기물 복합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동물과 식물은 제각각의 수명이 존재합니다. 인간만이 이 제한된 삶의 길이를 길게 이어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 인간들의 평균 수명은 산업혁명 전후로 2배가량 상승하게 되었고 지금도 더 욕심을 부려 영생에 까지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어쨌든간에 유기물로 이루어진 모든 생명체, 도구, 장비 등은 무기물에 비해 제한된 수명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는 유기발광소자(Organic Emitting Lighting Devices)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제한된 수명을 갖고 있고, 이 제한된 수명으로 인해 번인(Burn-in)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OLED는 현재 스마트폰은 물론 TV, 조명 등 거의 모든 빛을 이용하는 디스플레이 장비에 적용되고 있거나 시도 중인 상당히 유용한 광학장치임에 틀림없습니다.


<사진1. OLED 연관 검색어에는 번인(Burn-in)이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위 사진1에서 보는 바와 같이 OLED의 연관검색어에는 항상 번인이 빠지지 않고, 디스플레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OLED에 대한 생각은 '아 그 번인있고 눈 아픈 아몰레드??' 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이미지는 초창기 갤럭시S1~S4까지의 초기 OLED의 낮은 성능 때문에 더 부각되었고 그 중 펜타일 픽셀 구조나 색상에 의한 화질에 대한 논란은 이제 모두 사그라들었으나 아직까지도 유독 번인만큼은 논란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OLED는 낮은 수명을 갖게 되는 것인가 하는 이유를 알아야만 수명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 입니다. OLED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수분(Moisture)

2. 산소(Oxygen)

3. 열(Thermal energy)

4. 광에너지(Light energy)

5. 전기에너지(Electric energy)

6. 구동 스트레스(Drive stress)


음.. 뭘까요 대체 이 OLED라는 놈은.. 수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요소들이 없습니다. 수분과 산소의 노출에도 취약해서 최대한 밀봉을 잘해야하고, 열에도 약하고, 광에너지에도 약하고, 전기에도 심지어 매카니즘상 발광하면서 스스로 삐그덕 거리는 현상도 있기 때문에 수명을 또 갉아먹습니다. 일단, 최근의 밀봉(봉지, Encapsulation)기술의 발달로 수분과 산소에 대한 이슈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고 3, 4, 5, 6번 문제가 OLED의 수명문제의 주인공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각의 요인들이 어떻게 소자 수명을 깎아먹는지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합시다.


3. 열(Thermal energy)

열은 이 지구표면의 모든 공간에 존재합니다. 절대온도 0K가 아니라면 열 에너지를 모두 갖고 있는 상태입니다. 흔히 말하는 실온(Room temperature)가 약 20℃ 그러니까 300K 정도로 보기 때문에 우리가 사는 일상생활에도 언제나 열에너지가 존재한다고 보면됩니다. 그런데 유기물이 버틸 수 있는 온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사람의 피부가 100℃ 물에만 노출되어도 화상을 입고 심지어 평소 37℃ 정도인 체온이 고작 40℃까지만 올라도 효소를 이루는 단백질들이 변성을 일으켜버릴만큼 유기물은 온도에 취약합니다. 


OLED에 쓰이는 유기물들은 특히나 열기준에 대해 매우 엄격한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 이유가 첫째로, 증착공정(Evaporation)이라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증착공정은 유기물을 열을 가해 기화상태를 만들어 날려서 기판에 증착하는 방식으로 대략 150℃~400℃ 사이의 온도에서 증착하여 소자를 만들어냅니다.


이 말은 증착하는 온도에도 버티지 못하는 재료라면 만들어보기도 전에 쓸모가 없어져 버린다는 것이죠, 그러나 낮은 온도에서 쉽게 증착되는 재료들도 많이 있는데 증착이 쉽게 되더라도 증착 이후에도 특정 열 이상이 가해지면 변성되어 버리는 재료들이 많습니다. 바로 유리전이온도(Tg, Glass Transition Temperature)라고 하는 물질 특유의 상변이점이 존재하는데, 특정 재료가 이 온도가 낮으면 원래의 특성을 잃어버리고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한여름 자동차 실내에서 사용하거나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더운 날에 OLED가 구동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 이 Tg온도까지 건드려 버릴 수가 있게 되는데 이 상황에서는 OLED가 번인이 아니라 그냥 바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유기물의 상태가 변해버릴 수도 있어서 높은 Tg값을 갖는 재료의 사용은 필수적입니다.


4. 광에너지(Light energy)

광에너지에 대한 내용은 제 블로그에 너무나 많이 언급되는 내용입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디스플레이의 특성상 항상 전기와 빛이 주인공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광에너지 중 가시광선(Visible light) 영역은 비 전공자의 입자에서는 가장 쉬운 범위가 무지개 범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아는 빨주노초파남보까지가 무지개 범위이고 이 범위가 곧 가시광 범위가 됩니다.


<사진2. 가시광(Visible light) 영역의 빛의 파장과 순서>


왜냐하면 무지개 자체가 굴절률차이에 의해 가시광이 산란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니 당연한 말이기도 합니다. 빨간색이 가장 낮은에너지 그리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파란색이 넘어가면 상당히 높은에너지를 갖습니다. 보라색까지 가면 흔히 자외선(紫外線, Ultra violet, UV)이라고 하는데 뜻 자체가 보라색을 넘어가는 색입니다. UV는 아시다시피 피부암을 일으키고, 장시간 노출되면 시력을 잃게 할 수도 있을 만큼 에너지가 큰 광선입니다. 우리몸이 손상을 입는다는 것은 즉, 유기물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에너지라는 것이겠지요.


OLED의 유기물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UV에 노출되면 OLED를 이루는 유기물들의 약한 결합부분들이 끊어지게 되면서 OLED의 수명은 급격히 줄어듭니다. 그래서 외부광에 의한 UV 노출을 최소화 시키기 위한 노력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외부광은 어떻게든 막으면 되지만 디스플레이 장치인만큼 청색은 자체적으로 발광시켜야 하는데 이 청색이 UV에 근접해 있는 만큼 에너지가 크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발광하는 것 자체가 인접 유기물들과 발광재료 자체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칠만큼 큰 에너지입니다. 


<사진3. 강백호의 머리는 사실 청색이어야 한다. 강백호같이 에너지가 넘치면 뛰는 것 자체가 자신과 상대 선수들의 수명에 악영향이다>


그래서 현재는 대부분의 디스플레이 장비들이 청색의 색좌표를 완전한 진청색으로 가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색좌표만을 위한 너무 진한 청색은 소자수명에도 문제가 발생하고 심지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블루라이트(Blue Light) 이슈와도 맞물려 눈건강에도 좋지 않기 때문에 패널 회사들에서는 굳이 진한 청색을 유지 하지 않아도 되는 명문이 생기고 수명도 약간 늘릴 수 있는 좋은 명분을 얻은 셈입니다. 


5. 전기에너지(Electric energy)

유기물은 무기물과 또 다른점 중 하나는 전기를 이동시키는 매카니즘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입니다. 무기물은 자유전자에 의해 금속결합을 한 금속원자들이 이 자유전자들을 노예마냥 전기전도에도 이용하면서 전기전도도(Electric conductivity) 갖는데 반하여, 유기물은 전자를 이동시키는 것 자체가 수많은 산화환원(Redox)반응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기물은 자유전자가 없고 원자단위가 아닌 분자단위로 전자를 얻어 에너지를 얻으면서 환원(Reduction) 하고 분자를 인접 분자에 전달하면서 산화(Oxidation)하는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전자를 이동시켜 전기전도도를 갖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유기물에서의 전자의 에너지적으로 제한된 움직임에서 비롯된 전자 이동개념을 호핑(Hopping)현상이라 부릅니다.


이 현상은 다음에 설명하게될 6. 구동스트레스(Drive stress)와도 유사한 개념으로 산화환원에 의한 분자의 지속적 데미지가 분자의 약한 결합에너지를 끊게 하게 되는데 전기에너지에 의한 수명저하와 구동스트레스에 의한 스트레스의 분리는 발광층에서 겪는 데미지이냐 다른 보조층에서 겪는 데미지인가의 차이점과 더불어 구동스트레스는 '전기에너지 + 광에너지'의 스트레스 이기 때문에 살짝 다르게 분류하고 있습니다. 


사실 순수한 전기에너지에 의한 데미지는 미약한 수준으로 좋은 이동도를 갖는 재료들이 많이 개발되었고 발광층을 제외한 HTL이나 ETL재료에서는 이 전기에너지에 대한 수명저하를 무시해도 될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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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자면 OLED 기술의 발달로 수명문제에 있어 1번 요인부터 5번요인까지는 청색을 제외하고는 이제 모두 무시해도 될만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블루라이트 이슈문제로 진청색범위를 벗어나도 되는 청색이 아직도 왜 수명문제에서 유독 약점을 보이는지는 다음시간에 정리할 6. 구동 스트레스에 원인이 있습니다. 


이 청색소자의 구동스트레스에 관하여 지난 3월에 삼성전자이화여대의 공동연구팀이 OLED 청색소재의 수명저하를 가져오는 열화 메카니즘을 증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제시했다는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Degradation of blue-phosphorescent organic light-emitting devices involves exciton-induced generation of polaron pair withing emitting layers [Nature photonics 9, 1211(2018)]' 


위 논문의 내용을 토대로 왜 청색이 구동하면 할 수록 수명이 저하되는지 그럼 논문의 방법대로 소자수명을 실제로 개선할 수 있는지에 현재 양산체제에서도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인지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아몰레드 번인의 사전적 정의에 대해 알아본다. [본문으로]
  2. 아몰레드 번인이 일어나면 어떠한 현상을 보이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본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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