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이야기/OLED 알아봅시다

13. OLED의 구동원리 (3) - 전자주입원리

남보르 2017. 6. 26.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전자의 여행은 전자의 주입으로 시작된다.

지난 시간까지 우리는 전자가 갖는 에너지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전자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빛을 만들어 내려는 우리는 입자적성질보다는 파동적성질이 OLED를 이해하는데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보았고, 전자가 갖는 에너지는 곧 전자가 갖는 파동에너지라는 것 또한 알았습니다.

 

그러나 전자가 갖고있는 에너지를 빛에너지로 바꾸려면 아직도 많은 여행들이 남아있습니다. 전자의 본격적인 여행의 첫 이야기인 전자의 주입에 대해 이번시간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자의 마음은 갈대라오!

 

전자는 불안정한 상태를 참지 못하는 굉장히 안전주의적인 성격을 지닌 존재입니다. 어떠한 원인에 의해 자기가 속해있는 분자나 원자가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되면 전자는 곧장 안정한 상태로 보이는 무언가를 찾아나섭니다. 그리곤 조금이라도 좋은 조건(안정한 에너지상태)를 제시하는 분자가 나타나면 집을 버리고는 곧바로 이동해버립니다. 그러면 OLED 소자에 전압이 걸리는 그 순간에 이 전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한번 그 상황으로 가보도록 합시다.

 

 

 

<사진1. 전압인가 전, 후의 전자이동상태. 이론적으로는 전자는 유기물로 주입되지 못한다.>

 

 

사진1.의 평상시의 전자상태들을 보면 알루미늄에 속해있는 자유전자들이 말그대로 예비군훈련의 예비군마냥 자유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유기물인 Alq3에도 당연히 전자들이 속해있지만 그들은 금속의 자유전자와는 다르게 기본적으로 분자에 속해있는채로 일정한 에너지가 주어지지 않는이상 자기가 속해있는 분자들에서 멀어지려 하지 않습니다. 즉, 가만히 있는 것이 에너지적으로 더 안정한 전자들이기 때문에 실제로 OLED 소자에 전자들이 넘쳐흐르게 하려면 알루미늄의 자유전자들이 유기물로 물밀듯이 밀려들어와야 합니다.

 

그런데 평상시에는 알루미늄의 전자들은 그다지 다른곳에 영 흥미를 갖지 않습니다. 자기들끼리 휘젖고 다니는 걸 좋아할 뿐이지요. 그러다가 외부에 전압이 걸리면 예비군 훈련이 종료된 예비군마냥 일제히 유기물쪽으로 자유전자들이 꽉들어차게 됩니다. 왜냐하면 유기물의 반대편에는 그림에 표시하지 않았지만 양극이 존재하며 이 곳은 전자들이 놀기 딱 좋은 낮은 에너지 상태를 보이는 곳이기 때문에(전압이 걸리는 방향을 반대로 하면 물론 반대의 상황이 되겟지만)전자들은 기를 쓰고 양극으로 넘어가려합니다. 그러나 전자들은 유기물에 도달하면 더이상 이동할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런지 아래 그림을 보면서 이해해봅시다.

<사진2. 알루미늄과 유기물의 에너지 주입장벽 차이>

 

 

알루미늄의 자유전자들은 알루미늄을 휘젖고 다니며 노닥거릴 때 4.3eV의 에너지만 주머니에 들고 다니면 마음대로 어느 알루미늄 원자핵에도 놀러다닐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격이 전혀 다른 친구인 Alq3는 자기영역을 여행하려면 3.0eV의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1.3eV만큼의 통행료를 요구합니다. (작은 숫자가 더 큰 이유는 전기포텐셜에너지는 위치에너지포텐셜과 다르게 -∞에서 0까지 변하기 때문에 3.0eV는 실제로는 -3.0eV가 되므로 숫자가 작을 수록 더 큰 에너지입니다. 즉, 숫자가 클 수록 안정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알루미늄의 전자들은 1.3eV만큼의 여분의 에너지를 가져야만 유기물로의 주입이 허락됩니다.

 

여기서 한번 더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은 에너지를 더 가져야하는 상황이 어떠한 이미지로 머리속에 그리는가하는 부분입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 알아본대로라면 전자가 에너지를 갖는 것은 위 사진2.의 오른쪽위 그림처럼 전자가 높은 에너지 상태로 점프하는 것이 아닌 더 빠르게 진동하며 (주기와 마디개수를 늘린다.) 에너지를 높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에너지의 크기를 파동의 형태로 표현하기 어렵고 이 것은 숫자로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는 에너지 상태를 표시하기 위해 2차원차트로 에너지상태를 표시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전자의 주입에 필요한 에너지 차이가 꼭 장벽처럼 보이게 되니 이를 두고 "에너지주입장벽"이라 부르게 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OLED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교과서에 표현된 그림이 에너지 장벽 그림이니 전자가 위치적으로 점프하여 주입 또는 이동한다고 머리속에 그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 포스팅을 보신 분들은 '전자는 평면적으로 이동하되 에너지 차이가 큰 분자를 만나서 주입될 때 외부에서 에너지를 전달받아 파동의 파장을 변화하며 에너지를 크게 하는 구나'라고 머리 속에 그리셔야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상온 25도씨(약 300K)에서 전자들이 자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외부 에너지는 약 0.2~0.3eV 정도이니 일반적인 경우에는 절대로 알루미늄에서 유기물로 전자가 주입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에엥?? 이게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일까요? 빛이고 뭐고 일단 전자가 유기물로 들어가야 모든일이 시작일텐데 말이죠. 그런데 어쨋거나 전자가 주입되니 OLED라는 장치가 가동하는 것일테니 왜! 어째서! 전자가 주입되게 되는지 그 원리 세가지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사진3. 알루미늄 & 유기물 계면에서의 전자주입원리>

 

 

자 사진3.은 알루미늄과 유기물 사이의 에너지장벽과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전자가 주입되는지 3가지 원리에 대해 표현하였습니다. 이를 '전자주입기구'라고 부릅니다. 먼저 전자주입기구 즉, 전자주입모델을 설명하기 전에 간단히 설명해야할 현상이 있는데 바로 사진3. 왼쪽 가장 위에 표기된 'Bend bending'이라는 현상입니다. 

 

유기물에 전압이 가해지면 알루미늄과의 계면의 에너지 차이는 그대로 이지만 계면과 멀어질 수록 에너지 준위가 휘어지는 현상으로 위 그림3.에서도 알루미늄 계면과 멀어질 수록 원래의 에너지 차이보다 낮은 에너지 준위를 갖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외부 전압에 의한 분극때문에 일어나는데요. 일반적으로 전압이 걸리면 자유전자가 직접이동해 버리는 금속이나 무기물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고 분자내 전자가 움직이기 힘들지만 그래도 조금은 유동성을 갖는 유기물에서 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밴드밴딩 효과는 OLED에서 많은 기여를 하게 되는데 어떠한 기여를 하는지 조금씩 전자의 주입에 관한 세가지 모델의 설명과 함께 살펴보도록 합시다.

 

1. 쇼트키 열방사 - 열에너지로 약간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첫번째 전자 주입모델로는 쇼트키열방사(샷키 열방사, Schottky Thermonic Emission 등 다양하게 불림)으로 불리는 조금 위에서 언급하였던 대로 자연상태의 열에너를 이용하여 전자에 추가적인 에너지를 얻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상온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0.026eV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쇼트키열방사 모델만 가지고 전자가 주입되는 모델은 OLED에서 전자주입을 설명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아직도 전자 예비군들은 조교들이 주는 교통비로는 집에가기 어림도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쇼트키 열방사는  다음에 설명되는 모델과 같이 설명되어야만 전자 주입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2. 불순물 & 구조결함 에너지 준위 - 분자의 배열의 꼬임과 불순물들이 통로를 만든다!

 

유기물 박막을 이루고 있는 분자들은 그 배열상태나 격자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생긴 여러 결함들 혹은 박막 증착과정 중 잘못 증착된 불순물 등에 의해 물질 자체의 에너지 준위가 아닌 다양한 에너지 준위를 가질 확률도 가집니다. 그림3.의 두번째 그림을 보면 밴드밴딩되어 있는 에너지 준위 사이에 여러 계단 형태로 다른 에너지준위들이 생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잘한 에너지 준위는 왜 생기는 것인지 아래 그림을 통해 알아 봅시다.

 

 

 

<사진4. Alq3 분자의 배열 & 불순물에 따른 상호작용>

 

 

사진4.는 Alq3 분자들이 배열되어 있는 모식도입니다. Alq3는 알루미늄을 코어로하여 하이드록시퀴놀린(hydroxyquinoline, oxyquinoline)이라는 리간드라는 덩어리 세개가 붙은 금속배위화합물입니다.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의미가 있는 OLED 물질입니다. 그래서 이 Alq3 분자를 예로 들면 이 분자는 기체가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 증착되면 그 상태로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분포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인접분자의 리간드와의 거리나 각도에 따라 서로의 상호작용에 필요한 에너지가 달라지게 되고 이에 따라 다양한 에너지 준위들이 생겨나게 되는데 이러한 자잘하고 많은 에너지들 또한 밴드밴딩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 어마하게 많은 에너지 준위들이 생겨나게 됩니다. 

 

거기다 사진4.의 아래쪽에 나타낸대로 잘못합성된 다른 분자들이 불순물로 작용하여(물론 정제시 거의 제거되고 위와 같은 전혀다른 리간드를 가질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편한 이해를 위해서) 에너지 준위를 더 다양하게 만들게 됩니다.

 

그럼 이렇게 자잘하지만 낮게 형성된 다양한 에너지 준위에 쇼트키열방사에 의해 얻어진 작은 에너지가 합쳐진다면?? 열에너지에 의한 작은 에너지 이지만 사진3.에서과 같이 전자가 주입될 충분한 에너지가 될 수 있고 이론적으로 전자가 주입될 수 없었던 쇼트키 열방사 모델이 쓸모가 있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3. 파울러-노르드하임(Folwer-Nordheim)터널 주입 - 다 귀찮다! 뚫고 들어가자!

 

전자 정도의 미립자 상태에 이르면 거시적인 물리상태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불가능한 현상들이 이상하게도 작은 확률이지만 일어나게 됩니다. '양자터널'이라고 불리는 현상도 마찬가지 인데요. 이 양자터널이라는 현상은 콘크리트벽에 농구공을 계속 던지니 멀쩡한 벽을 뚫고 농구공이 바깥으로 나가버리는 현상과 마찬가지의 현상입니다. 

 

물론 전자는 농구공과 벽과는 비교되지 않게 간단한 미립자이지만 커다란 에너지 장벽을 뚫고 나가버리는 현상은 말도 안되는 현상인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작은 확률로 일어나는 양자터널 현상도 전자들의 비현실적인 숫자 앞에서는 이 작은 확률의 사건이 매우 빈번한 사건이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의 확률을 더 키워주기 위해서는 밴드밴딩된 에너지 장벽보다 더 작은 에너지 터널이 필요한데 유기물에 전압이 걸려지면 순간적인 분극에 의해 고전압이 계면에 순간적으로 걸리는 시점이 더러있는데 이때 밴드밴딩이 더 심하게 일어나 전자가 터널링 할 수 있는 충분한 얇은 에너지 장벽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러면 일부 전자들은 이 틈을 타서 쉽게 터널링하여 유기물로 주입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전자의 여행의 첫번째인 전자주입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보았습니다. 전자와 정공이 만나서 빛이 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이야기들이 남았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유기물안으로 들어간 이 전자들이 어떻게 유기물들을 헤쳐나가는지 살펴보도록 합시다.

 

다음글도 기대해 주세요!!

 

 

댓글

💲 추천 글